HD현대 "협력 제안 시 검토"…한화와 라이벌 여부 관심
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스패로스 포인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안전투함 USS 빌링스를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다. 2026.10.6 ⓒ AFP=뉴스1(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이 총 66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핵추진 잠수함 부품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면서 파트너사인 HD현대(267250)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HD현대가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조선소 구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추후 잠수함 건조 경험을 토대로 한 협력 확대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美 잠수함 생산 확대 나선 안두릴1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안두릴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스패로스 포인트에 첨단 조선소 '아스널-2'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안두릴이 37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 해군이 최대 29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부품 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아스널-2에선 2030년부터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어뢰 발사관을 포함한 각종 잠수함 모듈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생산된 부품은 미국의 잠수함 건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와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 뉴포트 뉴스 조선소에 공급된다.
안두릴은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생산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잠수함 건조 과정의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해군의 잠수함 생산 능력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두릴과의 기존 협력 관계 때문이다.
양사는 2024년 해양 방산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무인 함정 개발과 생산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왔다. 당시 양사는 HD현대의 조선·제조 기술과 안두릴의 AI·자율운항 기술을 결합해 미국과 한국 등의 해양 방산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HD현대의 제조 기술을 토대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율 무인수상함(ASV) 설계·건조 및 AI 설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건조하고 있는 시제품을 올해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첨단 무인잠수정 공동 개발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8월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한 팔머 럭키(Palmer Luckey)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자료사진, HD현대 제공)업계에서는 안두릴이 잠수함 부품 생산이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출하는 만큼 양사의 협력 범위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는 잠수함을 직접 건조해 온 경험이 있는 데다 생산공정 디지털화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특히 안두릴이 아스널-2에 디지털 기반 생산관리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HD현대의 스마트 조선소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의 협력을 할 수도 있다. 안두릴의 대형 선박 생산시설 구축 및 양산 경험이 제한적인 점도 HD현대와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HD현대는 앞서 지난 7월 마스가 프로젝트로 조선 3사가 한미조선협력센터를 설립할 당시 AI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화오션은 함정 공동설계 및 현지 공급망 확대, 삼성중공업은 LNG 벙커링선과 무인수상정 기술 등을 협력 과제로 삼았다.
HD현대는 현재까지 논의를 구체화한 바는 없지만, 향후 기회가 확대되면 안두릴의 조선소 구축 프로젝트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 안두릴과의 협력은 무인 함정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생산공정 디지털화 분야에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련 협력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핵추진 잠수함 공급망 참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업이 가시화할 경우 한화오션과는 국내 '장보고 N 사업' 외에 미국에서도 해당 분야를 둘러싸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핵추진잠수함 지휘통제시스템 모듈(CCSM)과 전자갑판모듈(EDM)을 제작하는 현지 방산업체 오스탈USA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