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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소부장 연대’ vs 러·중 ‘생산라인 공조’… 반도체 신냉전

요약
  •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고 제조업을 재건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 기업의 지분 및 생산 거점 인수를 추진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반면 한국과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와 R&D 협력을 통해 공급망 결속을 공고히 하며 대립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 이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는 러·중 블록과 한·미·일 블록으로 재편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 공급망 강화 국가간 협력 강화

러, 中기업 생산거점 인수 추진
서방 제재 회피·제조업 살리기

日기업, 평택·청주에 공장 세워
삼전닉스 등 대일투자도 활발


인공지능(AI)발 반도체 공급난 심화로 세계 각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지분과 생산 거점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첨단 기술 봉쇄에 따른 제조업 붕괴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우방국인 중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은 대미(對美) 투자 확대와 함께 지난 2019년 벌어진 반도체 수출 규제 갈등을 딛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와 연구·개발(R&D) 협력을 가속하며 공급망 결속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러·중 블록’과 ‘한·미·일 블록’으로 재편되는 신냉전 구도가 정착하는 양상이다.

12일 러시아 경제매체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올해 1월 설립한 국영 반도체 컨소시엄 ‘연합미크로에렉트로닉스(OMK)’를 통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의 지분과 생산 라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OMK를 지원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조 루블(약 15조69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러시아가 중국 반도체 기업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너진 제조업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전쟁 이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현지에서 철수하거나 일부 품목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정보기술(IT)·자동차 등 산업에 쓰일 칩 공급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러시아 측은 첨단 공정 대신 범용 제품에 두루 쓰이는 4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에서 180나노미터 사이의 구형 시스템반도체 생산 라인 인수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도 러시아에 전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제공하거나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IT 매체 아이지웨이는 “러시아는 칩 공급망 중심축을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며 “러시아의 중국 반도체 공장 인수로 양국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2019년 일본의 대한(對韓)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갈등을 겪었던 한·일 양국은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공급망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도쿄오카공업(TOK)은 지난달 경기 평택에 반도체용 고순도 화학 소재 공장을 마련했다. 세계 1위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기업인 JSR도 지난달 충북 청주에 차세대 극자외선(EUV)용 금속산화물레지스트(MOR)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대일 투자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일본 요코하마(橫濱)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연구하는 R&D 거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일본의 대표 낸드플래시 기업인 키옥시아와의 생산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며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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