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 모색
제미글로의 성공 전례 다시 주목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 국내 개발 45호 신약인 에페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마운자로와 경쟁하며 국산 신약의 상업화 경쟁력을 시험받게 됐다. /사진=한미약품 |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르면 이달 말 에페 첫 물량 공급을 추진한다. 에페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 개발 45호 신약으로, 한미약품이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주도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처방과 점유율은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한다. 후발주자인 에페는 임상 성과를 처방 확대와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제품력과 함께 가격, 공급 안정성, 영업망이 시장 안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산 신약이 수입약 중심 시장에서 성장한 전례는 있다. LG화학의 국산 19호 신약 '제미글로'는 2012년 MSD의 '자누비아',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등이 주도하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후발 진입했다. 임상 근거 축적과 복합제 출시, 대웅제약과의 공동판매로 처방 기반을 넓혀 2023년 DPP-4 억제제 시장에서 원외처방액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에페가 제미글로에 이어 글로벌 의약품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산 신약의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임상 데이터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이 참여한 임상 3상 40주 중간 분석에서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확인했고, 체중을 5% 이상 줄인 환자는 에페 투여군의 79.42%였다.
한미약품은 단계적 용량 증량으로 위장관계 이상반응을 관리하고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가격은 저가 경쟁보다 장기 치료 부담을 낮춰 투약 중단을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한다. 공급 안정성은 시장의 주요 평가 요소로 꼽힌다. 비만치료제는 수요 급증으로 품절과 수급 불안이 반복된 만큼 물량 공급 여부가 처방 확대의 변수로 꼽힌다.
영업력은 또 다른 기반이다. 한미약품은 2018~2025년 국내 제약사 원외처방액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비만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과의 접점을 활용해 처방 시장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환자 규모가 커 상업화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 국내 개발 45호 신약인 에페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마운자로와 경쟁하며 국산 신약의 상업화 경쟁력을 시험받게 됐다. /사진=한미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