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이 12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홍준 기자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전용 앱을 별도로 운영하는 기존 은행의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의 편의성과 상품 경쟁력을 외국인에게 그대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금융거래 전반을 하나의 앱으로 연결하면서 외국인 금융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
12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을 열고 외국인통장과 체크카드, 해외송금, 인공지능(AI) 번역 등을 포함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공개했다. 외국인 서비스는 오전11시부터 개시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거주 외국인은 220만명으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계좌 개설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별도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금융서비스 이용에는 제약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면서 국내 고객에게 제공하던 금융 혜택을 외국인에게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800만명이 선택한 앱…50여종 서비스 집약가장 큰 차별점은 통합 플랫폼이다. 외국인 전용 앱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기존 앱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외국인도 별도 채널로 이동할 필요 없이 계좌와 카드, 송금은 물론 AI 검색과 생활 혜택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앱에 외국인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상품과 서비스 확대에도 유리한 구조다. 카카오뱅크는 출시와 동시에 50여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외국인 금융 이용의 편의성과 서비스 다양성을 확보했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의 채널을 분리하지 않았다"며 "한국인들이 쓰는 앱을 외국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해 출시와 동시에 50개가 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통장에는 비대면 금융 역량을 집중했다. 외국인등록증 등 신분증과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보유한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 외국인이 대상이다. 200여 개 국적의 외국인이 가입할 수 있으며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5분 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전용 안면인증과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이름과 국적, 주소 등 고객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체와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수수료는 조건 없이 면제하고 통장 잔액은 원화와 함께 9개 통화로 환산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서비스 핵심 내용 정리 /그래픽=김홍준 기자해외송금은 한패스와 손잡고 200여 개국, 50여 개 통화를 지원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로 송금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며 해외송금 수취수수료도 조건 없이 전액 면제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본국 송금과 유학생의 생활비 수취 등 다양한 금융 수요를 포괄하는 구조다.AI 번역에 상품 확대까지 '통합 플랫폼'카카오뱅크는 통합 플랫폼에 AI 번역 기술을 결합해 외국인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 앱에 다국어 인프라를 적용하면서 외국인 고객도 국내 고객이 이용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익숙한 언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번역과 구글의 번역 기술 등을 결합한 구조다. 앱 화면과 주요 알림 등을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제공하고 채팅 상담에도 영어 번역 기능을 적용했다. 내년에는 지원 언어를 7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특성에 맞춘 보안 체계도 구축했다. 체류기간이 만료된 계정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절차를 마련하고 외국인 전용 안면인증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계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사고 예방에도 중점을 뒀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이 12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홍준 기자서비스 확장 계획도 구체화했다. 2027년에는 예적금과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자체 외국인 대출은 별도 신용평가모형과 관련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검토한다. 향후 외화통장과 해외송금을 연계하고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까지 서비스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서비스의 구체적인 고객 확보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이용자 증가에 따른 일간활성이용자(DAU)와 수신 잔액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패스와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고객 접점도 넓힐 계획이다.
배 캠프장은 "국내 고객이 누려온 편리한 금융과 혜택을 외국인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국어 서비스와 전용 인증, 보안 기능 등 외국인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더해 한국에서의 금융 생활을 더 쉽고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