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품 70% 이상 IAA 맞서
공장인수 등 EU 현지생산 강화
현대기아차, 신차 앞세워 공략
역외생산 많아 공급망재편 시급
1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파리 모터쇼 2026’은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메이드 인 유럽’ 기조에 발맞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이 구체화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주도권을 확보한 중국 업체들은 높아지는 무역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유럽 생산거점 확대 구상을 줄줄이 발표할 모양새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맞춤형 모델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유럽 내 전기차(EV) 생산기반이 취약한 만큼 공급망 전략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7일간 프랑스 파리 엑스포 베르사유 전시장 등에서 열릴 올해 파리 모터쇼의 화두는 유럽 관세 장벽과 보조금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현지화 경쟁’으로 압축된다. EU는 EV 등 주요 산업에서 부품의 70% 이상을 유럽산으로 조달하고 역내 조립을 의무화하는 IAA 제정을 논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2028년 시행될 전망이다.
중국 브랜드들은 역대 최대 규모인 2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유럽산 친환경차’ 공급망을 조기 완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지 공장 인수 △위탁 생산 △유럽 제조사와의 합작 법인 설립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뉴스차이나 등에 따르면 비야디(BYD)는 이번 행사에서 헝가리 생산 거점 구축 건립 경과 및 향후 양산 계획을 공유하며 강화된 유럽 내 공급망 전략을 앞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BYD는 튀르키예에 공장을 보유 중이나 EU 비회원국인 만큼 회원국인 헝가리에 6조 원 이상을 투입해 연 30만 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4분기부터 차량 조립을 시작하는 등 세부 비전을 발표할 전망이다.
중국 샤오펑은 플래그십 SUV ‘G9L’을 글로벌 시장에 전격 공개하며 해당 모델의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장 양산 계획을 밝힐 방침이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체리도 가동이 본격화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의 공급 청사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전기 해치백 ‘B03’와 대형 SUV ‘D19’의 글로벌 공개를 계획한 립모터는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합작사를 앞세워 유럽 현지 유통망 강화 전략을 선보인다.
8년 만에 파리 모터쇼에 참가하는 현대차·기아는 현지 전략 모델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B세그먼트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최근 선보인 투싼 유럽형 모델을 함께 전시한다. 기아도 유럽 전략형 전기차 EV2를 비롯해 셀토스 하이브리드 등 현지 맞춤형 차량을 출품한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현장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EV 물량 대부분을 울산 등 역외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어 중국과의 경쟁에 대응하려면 공급망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