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대여금 회수, 2046년 이후에도 어려워
총 대출 1072억원…與 "가벼운 부담 아냐"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에 1072억원을 빌려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474억원을 회계상 손실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 평가 결과 한강버스의 기업 가치가 525억원 대폭 하락한 영향이다. 서울시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를 담당하는 공기업에 작지 않은 부담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강버스 (사진=연합뉴스)아시아경제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SH공사의 202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한강버스 대여금 936억4500만원 중 약 474억원을 재무제표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SH공사는 ㈜한강버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빌려준 돈이나 외상대금 중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미리 회계상 손실로 반영해 두는 것이다.
SH공사가 이같이 회계처리를 한 이유는 올해 초 태일회계법인 분석 결과 ㈜한강버스의 기업가치가 당초 인식한 장부가액 1452억원보다 525억원 작은 927억원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525억원 중 최초 출자금 51억원은 전년도에 이미 손실로 반영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474억원을 지난해 말까지 ㈜한강버스에 빌려준 장기대여금 전액(331억원)과 단기대여금 일부(143억원)로 손실 처리했다.
㈜한강버스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진 이유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수익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태일회계법인이 올해 작성한 ㈜한강버스 손상평가 세부내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48억5000만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17억8900만원, 내년 45억3200만원의 세후 영업 손실을 더 낼 전망이다. 2028년이 돼서야 2900만원 흑자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강버스는 민간 금융사 차입금 500억원을 먼저 상환할 계획인 만큼 흑자가 나더라도 SH공사로 상환은 2037년부터 이뤄진다. 그렇게 빚을 갚기 시작해도 현재로선 최소 2046년까지 전액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태일회계법인은 SH공사 차입금에 대해 "현재 예상되는 현금흐름 상 전액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그동안 한강버스에 빌려준 원리금 회수 우려에 대해 '장기 상환 계획을 수립했다'고 해명해왔으나 회계법인에서조차 금융기관에 먼저 갚은 뒤 남는 돈으로는 SH공사의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 셈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설정과 관련해 "현재는 어렵지만 홍보가 잘되고 있는 만큼 장기간에 걸쳐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며 "운임 수입도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운임 인상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만 여권에선 주 사업 분야가 주택공급과 도시·토지 개발인 SH공사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무리하게 한강버스에 자금을 투입했다가 큰 손실을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SH공사에 따르면 올해에도 추가 대여가 이뤄지면서 이달 4일 기준 SH공사가 ㈜한강버스에 빌려준 금액은 총 1072억원에 달한다.
임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서울시와 SH공사 간 ㈜한강버스 자금조달 협조 공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그간 여러 차례 SH공사에 "한강버스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강버스가 SH공사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자 서울시도 나서서 SH공사에 "한강버스 주주인 공사(SH공사)에서 적극적인 검토 및 협조를 요청한다"는 별도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임 의원은 "서울시와 SH공사는 부족한 상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추가 자금이 필요할 때 누가 어떤 근거로 얼마를 부담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여금 회수 위험과 추가 자금 부담을 관리하고 본래 사업에 미칠 영향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