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석호 부회장, 7월 지주회사 지분 23% 매각
개인회사 원스카이→화승인더→화승엔터 개편
무자본 딜 통해 개인 주식담보대출 114억 해소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장천빌딩. 부산지하철 1·3호선 연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3~4분 거리의 건물이다. 대지면적 1134.3㎡(약 343평)에 지상 12층짜리다.
중견 화승(和承)그룹 사옥이다. 양대 사업 지주사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인더스트리가 본점을 두고 있다. ‘한 지붕’ 아래에서 오너 3세 형제가 핵심 사업분야를 나눠 독자 경영하는 ‘두 가족’ 지배체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장천빌딩에는 화승 계열사 말고도 비상장 오너 가족사들이 더러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원스카이’다. 최근 화승인더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시 말해 화승의 근래 지배구조에서 ‘큰집’의 도드라진 특징이 4대 승계라면 ‘작은집’은 ‘옥상옥(屋上屋)’ 구조 형성에 있다.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부회장‘옥상옥’ 개편 계기 원스카이 대표 겸직화승 2대 사주 현승훈(84) 회장의 차남 현석호(53) 화승인더 부회장은 현재 5개 사업영역 중 아디다스 신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및 정밀화학 분야를 경영하고 있다. 계열사는 전체 63개사(국내 13개·해외 50개) 중 36개사(국내 8개·해외 28개)를 거느린다.
계열 지배구조의 정점에 화승인더가 위치한다. 자회사(지분 68.37%) 화승엔터프라이즈에 원재료를 제공하고, 화승엔터가 제조한 신발을 받아 아디다스에 납품하는 사업 지주사다. 접착제, 수지, 코팅제 사업 등도 영위한다.
현 부회장은 2020년 5월 현 회장 소유의 화승인더 지분 6.47%를 전량 물려받아 지분 승계를 마무리했다. 이어 2024년 2월 형 현지호(55) 화승 총괄부회장 소유의 사업 지주사 화승코퍼로부터 3.65%를 인수했다. 3월에는 모친 이상희(81)씨와 형의 지분 각각 0.73%, 0.24%를 전량 증여받음으로써 최대주주로서 27.26%를 보유해왔다.
올해 7월말 현 부회장이 돌연 화승인더 지분 22.93%(1268만4196주)를 원스카이에 매각했다. 원스카이가 주주로 등장과 동시에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현 부회장 지분은 4.33%로 축소됐다. 이외 유일한 특수관계인이자, ‘화승인더(9.26%)→화승코퍼’처럼 화승인더 지분 6.33%를 소유 중인 화성코퍼에도 못 미친다.
다만 현 부회장의 실질 지배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현 부회장(96.31%)→원스카이(22.93%·개인지분 4.33%)→화승인더(68.37%)→화승엔터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재편됐을 뿐이다. 이번 딜을 계기로 원스카이 대표 자리도 맡았다. 이외 이사진은 부인과 이찬호 화승인더 전무(가치경영실장)다.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 소재 화승(和承)그룹 사옥 장천빌딩.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부회장 지배구조부인 김유나 1인 회사 승지네트웍스원스카이는 2017년 3월 부인 김유나(52)씨가 유가증권투자를 사업목적으로 설립한 뒤 줄곧 유일 사내이사를 맡아왔고, 작년 말 기준 자본금 8억원에 현 부회장이 지분 60%(9만6000주)를 소유해온 회사다. 기업 볼륨은 얼마 안 된다. 자산 23억원에 자본이 20억원가량이다.
이번 딜의 배경은 현 부회장의 무엇보다 개인 차입금 상환을 통한 이자 비용 축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현금이 오고 가지 않은 사실상 무(無)자본 거래를 통해서다.
화승인더 지분 매각 금액은 총 377억원(주당 2976원)이다. 우선 절반가량인 184억원은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거래가 이뤄졌다. 외부평가상 주당 1만1662원(액면가 500원)에 원스카이 157만3924주의 신주를 받았다. 현 부회장의 원스카이 지분이 96.31%로 확대된 이유다. 또 80억원은 채무로 상계했다.
나머지 114억원의 경우에도 현 부회장의 채무를 원스카이가 인수한 것에 다름 아니다. 즉, 현 부회장이 기존에 화승인더 지분 18.08%(1000만주)를 담보로 대출받은 114억원을 대신 갚기로 한 것이다. 연이자 5억원가량의 이자율 4.63%짜리다. 현 부회장의 담보주식은 세무당국에 연부연납용으로 공탁한 0.39%(21만6000주)만 남았다.
현 부회장의 옥상옥 비상장 개인 지주사 등장과 맞물려 부인이 경영하는 또 다른 비상장사의 존재도 흥미롭다. 승지네트웍스다. 이 회사의 본점도 장천빌딩에 위치한다. 건물주는 2012년 10월 화승알앤에이에 이어 2017년 8월 143억원에 매입한 화승네트웍스다.
승지네트웍스는 2014년 10월 부동산 개발, 매매, 분양, 임대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다. 현 자본금은 5000만원이다. 역시나 김유나씨가 2023년 11월부터 1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화승인더스트리 재무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