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한컴,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최근 여행 플랫폼 '워너고트립'을 운영하는 매드엑스컴퍼니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한컴은 지난해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매드엑스컴퍼니 지분율을 51.3%로 끌어올리고 10월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 67억8792만원을 인식했지만, 지난해 말 결산에서는 59억4673만원으로 줄었다. 편입한 지 석 달 만에 8억원을 손상 처리한 셈이다.
영업권은 인수 가격이 피인수 회사 순자산 가치보다 높은 부분을 말한다. 인수한 회사가 기대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 영업권을 손상 처리해 비용으로 반영한다. 손상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비싸게 샀거나, 인수 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뜻이다.
한컴의 영업권 손상차손은 해마다 이어졌다. △2022년 522억8362만원 △2023년 497억4643만원 △2024년 5억5600만원 △지난해 33억262만원으로 4년간 누적 1058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도 16억4813만원을 추가로 손상 처리했다.
가장 큰 손상은 한컴라이프케어에서 발생했다. 한컴은 2017년 소방장비 업체 산청(현 한컴라이프케어)을 인수했는데, 2023년 이 회사에 배분된 영업권 477억7904만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같은 해 종속회사 유디엠이 인수한 방송 제작사 프로덕션미디컴도 인수한 해에 영업권 10억9538만원을 모두 손상 처리했고 이듬해 지분을 매각했다.
최근 인수 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한컴은 2024년 1월 소프트웨어 업체 클립소프트(현 한컴이노스트림) 지분 66.9%를 194억원에 사들이며 영업권 68억7236만원을 인식했다. 이 영업권은 인수 2년째인 지난해 말 52억6587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큐버·한컴밸류 신기술조합 1호를 편입하며 인식한 영업권 33억6591만원도 3억3336만원이 연말에 깎였다. 2022년 지분을 사들인 한컴유비마이크로도 영업권 6억8431만원 가운데 5억2158만원을 지난해 손상 처리했다.
경영권 없이 지분만 사들인 관계기업 투자에서도 손상이 이어졌다. 한컴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관계기업 투자주식에서 연결 기준 34억7000만원을 손상 처리했다. 반면 2022년 처음 투자한 위성 업체 한컴인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지분을 전량 매각해 차익을 냈다.
장부에 남은 영업권도 적지 않다. 한컴의 영업권은 올해 6월 말 기준 145억6610만원이다. 인수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부진하면 추가 손상이 불가피하다.
한컴 관계자는 "영업권 손상은 회계 기준에 따라 회사 가치를 보수적으로 반영한 것"이라며 "재무 불확실성을 미리 해소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매각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인 사업성과 그룹 전체 효율성을 고려해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