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POS 갈등 커져 국감서도 충돌
챗GPT네이버와 토스의 갈등이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업계에서는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는 배경에 플랫폼 간 시장 주도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자사 플랫폼과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삼소 회동’서 국감으로…갈등 표면화
최재호 토스플레이스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최근 양사 간 충돌은 네이버가 토스의 ‘출석 체크 미션’ 보상형 마케팅을 문제 삼으며 불거졌다. 지난달 네이버가 해당 마케팅이 자사 검색 결과를 왜곡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맞서 토스는 네이버가 포스(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데이터를 네이버 검색·지도와 연결하는 ‘플레이스플러스’에서 자사 포스를 배제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양사의 포스 연동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증인으로 출석한 최재호 토스플레이스 대표는 “2년 전부터 네이버에 포스 연동을 지속해서 요청해 왔지만 명확한 기준이나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측은 특정 사업자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내부 기준에 따라 연동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위에 조사를 촉구했고,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불공정한 차별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번 사안은 양사 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이 확대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그중에서도 오프라인 단말기 시장 2파전이 핵심이다.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직전 네이버가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식당 단말기를 기존 토스 단말기에서 자사 단말기로 교체했고, 이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게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젠슨 황 CEO가 다녀간 이후 토스는 해당 식당 측에 다시 자사 단말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나란히 단말기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결제 현장에서 확보하는 데이터가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어디에서 무엇을 검색하고 예약했는지에 더해 실제로 어떤 상품을 구매하고 얼마를 지출했는지까지 파악하면 서비스와 마케팅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양사가 단말기를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데이터 확보의 접점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갈등 뒤에선 데이터 수집 경쟁 불붙어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에서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의장이 네이버페이 단말기로 식사값을 결제하고 있다. 연합뉴스네이버는 그간 검색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쇼핑·결제·금융까지 생태계를 넓혀 왔다. 특히 장소를 검색하고 비교·예약하는 방문 전 단계에서 강점을 쌓았고,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로 이를 결제까지 연결해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에도 활용하려 한다. 최근 공개한 ‘플레이스 에이전트’가 그 예시다. 이용자의 자연어 요청에 맞춰 장소를 추천하고 예약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로, 여기에 단말기 결제 데이터까지 확보하면 검색·예약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이는 AI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광고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광고를 본 이용자의 클릭·방문 여부로 성과를 측정했다면, 결제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실제 구매와 매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광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면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의 가치가 커지고, 사업자의 네이버 의존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이우람 네이버페이 최고제품책임자(CPO)도 지난 5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단말기 시장 후발주자지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색·예약·방문·주문·결제·리뷰의 파편화된 소비 단계를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묶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토스의 행보 역시 데이터 기반 ‘슈퍼앱’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2015년 간편송금으로 출발한 토스는 증권·인터넷은행 등 금융으로 모은 이용자를 결제·쇼핑·광고 등 일상 소비 영역으로 일찌감치 연결 중이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으로 확보한 온라인 결제 흐름에 오프라인 결제까지 더해 온오프라인 데이터 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결제 금액뿐 아니라 이용 시간·빈도, 결제처 등을 분석하면 소비 성향과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토스가 이 같은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마케팅을 강조하는 이유다. 토스애즈도 이를 바탕으로 광고 성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운영한다.
데이터 확보는 사업 확장성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토스는 ‘토스쇼핑’과 맛집 지도 앱 ‘토스 스팟’ 등을 앞세우는 등 금융 외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2023년 공동구매로 시작한 토스쇼핑은 지난 4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약 900만명으로 토스 앱 전체(약 2125만명)의 42% 수준이다. 지난달 17일에는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신선식품 전용관을 열고 약 300억원 지분투자에도 나섰다. 단말기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결국 양사가 서로의 기존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경쟁 접점이 늘었고, 견제 수위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