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팔아도 못 팔아도 비명…주가 반토막난 현대차·기아 딜레마

요약
  •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이 파업, 전기차 수익성 저하, 환율 영향 등으로 인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특히 중국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과 높은 인센티브 비용으로 인해 양사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전환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대기중인 차량들. 증권가에선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전기차의 수익성 저하,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대기중인 차량들. 증권가에선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전기차의 수익성 저하,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못 팔아도 문제, 팔아도 문제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중국 전기차 공세에 현대차와 기아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맞섰지만,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기아가 수익성 악화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현대차 주가는 정규장에서 32만원으로 마감하면서 지난 6월 장중 최고 78만7000원에서 59.3% 하락했다. 기아도 2월 장중 21만2500원까지 오른 주가가 10만8100원으로 49.1% 빠진 상태다. 이번 달에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 현대차는 13곳 모두, 기아는 10곳 중 9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자동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차의 전 세계 판매량은 91만86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만9693대(-11.5%) 줄었다. 반면 기아는 84만3515대로 전년 대비 5만9878대(+7.6%) 증가했다. 양사의 판매 결과가 엇갈린 건 내연기관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대응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춰 내연차 판매 부진을 전기차로 만회했지만,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한 현대차는 그렇지 못했다.

문제는 판매가 줄어든 현대차나, 늘어난 기아 모두 영업이익은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보다 20% 안팎 낮은 2조원 초반 수준에 그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파업과 부품공장 화재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지만, 근본적으론 전기차의 낮은 수익성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경쟁을 하는 기아는 전기차 대당 손익이 사실상 적자 수준이란 게 업계 추산이다. 중국차가 진출하지 못한 미국 시장에서도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판매 촉진을 위해 제조사가 상당한 인센티브(지원금)를 줘야 하는 형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차와 경쟁하기 위해 꺼낸 낮은 판매가격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아는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오토쇼에서 소형 전기차 'EV3'를 북미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연합뉴스 기아는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오토쇼에서 소형 전기차 'EV3'를 북미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기아보다 더 힘을 못 쓰고 있다. 정치적 갈등으로 중국차가 진출하지 못한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만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3분기 현대차는 지난해에 비해 인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북미(-8%)와 중남미(-3.1%)의 감소폭은 한 자리 수였지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유럽(-18.1%)에선 특히 판매가 부진했다.

여기에 3분기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 효과도 실적엔 부정적이다. 업계에선 4분기 평균 환율이 달러 당 135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에선 연초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차그룹에 대한 눈높이를 높인 것처럼,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속도를 높이는 게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차의 가격 경쟁은 글로벌 독과점 지위를 차지할 때까지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차와 경쟁에서 벗어나는 법은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비용 문제는 남아있다. 현대차·기아는 2028년부터 자율주행차를 본격 양산할 계획인데, 여기에 탑재되는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시스템의 하드웨어 비용만 대당 700만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전기차 이후에도 원가경쟁력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