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모리 반도체 공급확대에
삼전·닉스 수익성 악화 관측
원화 강세도 ‘셀 코리아’ 자극
외인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
심각 코스피가 지난 7월 말 이후 2개월여 만에 6000선 아래로 떨어진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박윤슬 기자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13일 장중 코스피 600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연일 순매도하고 있어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가 장중 6000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차세대 서버용 DDR5 출시 계획 공개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CXMT는 연말까지 D램 아키텍처 ‘4F²’를 이용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 ‘DDR5 RDIMM’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중국발 공급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존 메모리 강자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XMT가 D램 메모리 기술에서 큰 폭의 진전을 보이면서 기존 반도체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7% 하락했고, 마이크론(-3.9%)· 샌디스크(-6.0%)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
이 여파에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9%대 급락하며 150만 원 밑으로 내려왔다. 삼성전자도 7%대 하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날 4%, 3%대 하락 출발한 뒤 외국인 매도세에 낙폭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 피격 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증시 약세를 부추겼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1.84% 상승한 배럴당 106.65달러에, 11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6% 오른 93.74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화 강세가 오히려 외국인 매도 유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화 강세가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을 동반하는 것이 과거 공식이었지만, 최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 중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5.10원에 주간 거래를 마무리했는데, 이는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7월 2일 1555.80원에서 이달 12일까지 14.2% 떨어졌다. 원화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크게 빠졌어도 외국인의 달러 기준 손실은 원화 강세로 상당 부분 상쇄됐다는 평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가 경쟁국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데다 변동성까지 커진 것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를 벌써부터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예정된 반도체, 빅테크 등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실적을 통해 이익 가시성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