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9개 중·고교 입찰담합 적발
학교별로 ‘낙찰 순번제’ 운영해 담합
시정명령·과징금 1억 200만원 부과[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경기 용인과 울산, 경북 영천 등 3개 지역에서 교복 대리점들이 학교별 낙찰업체를 미리 정하거나 카카오톡으로 입찰가격을 조율하는 등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일부 업체는 학교를 나눠 번갈아 낙찰받는 방식으로 7년 넘게 담합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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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은 경기 용인 지역의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신갈점, 아이비클럽 용인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쎈텐학생복 용인점, 스쿨룩스 기흥점 등 6곳과 울산 남구의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스마트학생복 남구점 2곳, 경북 영천의 스마트학생복 영천점·엘리트학생복 영천점 2곳이다.
이들 업체는 지역별로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 사이에 이뤄진 19개 중·고등학교의 교복 구매입찰 총 51건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복 구매입찰은 학교가 직접 납품업체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교복을 일괄 공급하는 ‘학교주관구매 제도’에 따라 이뤄진다. 시·도교육청 협의회가 정한 상한가격 범위에서 업체들이 경쟁하도록 돼 있지만, 이들 대리점은 낙찰업체를 미리 정하거나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가장 오랜 기간 담합이 이뤄진 곳은 경북 영천이다.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은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개 학교가 발주한 29건의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두 업체 대표는 2018년 한 고등학교의 교복 샘플 설명회에서 만나 경쟁을 피하고 학교를 나눠 낙찰받기로 했다. 이후 직전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다음 입찰에서 낙찰받는 이른바 ‘낙찰 순번제’를 운영했다.
대리점 대표가 바뀐 뒤에도 담합은 계속됐다. 2024년부터는 낙찰예정자가 33만 8000원, 들러리 업체가 34만원을 써내도록 투찰 가격까지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과징금 총 2100만원을 부과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도 스마트학생복 용인점 등 4개 대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8개 학교의 교복 입찰 15건의 담합행위가 발생했다.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의 경우, 당초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막기 위해 다른 업체에 들러리 참여를 요청했다. 이후에는 저가 수주를 방지하고 목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낙찰받고 싶은 학교 명단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협조를 구했다.
다른 업체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일부 입찰에서는 가격까지 사전에 합의했다. 그 결과 예정가격 대비 평균 98.29%에 달하는 높은 낙찰률로 계약이 체결됐다. 공정위는 이들 4개 업체에 과징금 총 7200만원을 부과했다.
용인시 기흥구에서는 스마트학생복 신갈점과 스쿨룩스 기흥점이 2025년 8월 중학교 교복 입찰 1건에서 들러리 참여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담합 대상이 입찰 1건에 그쳐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부과했다.
울산 남구에서는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과 스마트학생복 남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6개 학교의 입찰 6건을 담합했다. 과거 같은 사업체에서 근무하며 친분을 쌓은 두 업체 대표는 카카오톡으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조율했다. 실제 6건 가운데 5건에서 합의한 업체가 계약을 따냈다. 공정위는 두 업체에 과징금 총 900만원을 부과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5월부터 16개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교복 입찰정보를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과 연계하고 담합 징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직권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을 높이고 반복 담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만큼 향후 적발되는 담합에 대해서는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교복 담합에 엄중히 대응하고, 관계기관 및 업계와 협력해 사전 예방과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