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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코앞서 “농지 사세요”…정부 ‘투기조사’ 한창인데

요약
  •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일대에서는 개발 호재를 앞세운 농지 투기가 지속되고 있다.
  • 일부 중개업소는 조사 회피 방법을 공유하며 투자를 권유하고 유튜브를 통해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는 제도 개선과 특별조치법을 통해 위반 상태를 해소할 방침이다.
■ 호재 내세워 투자 권유 횡행

중개사 전수조사 회피방법 공유
“소풀이라도 심어두면 안 걸려
중장기 시세차익 노리기 좋아“
유튜브 홍보영상 수만회 조회
정부가 투기성 농지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농지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세종시 일대에서는 개발차익을 기대한 부동산 투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장군면 일대 농지.   카카오맵 캡처 정부가 투기성 농지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농지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세종시 일대에서는 개발차익을 기대한 부동산 투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장군면 일대 농지. 카카오맵 캡처

“평당 60만 원대, 50만 원대 가격별로 농지는 맞춰드릴 수 있어요. 돈이 있으면 우리라도 딱 사고 싶은 땅이에요.”

지난 12일 세종 장군면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밝히고 농지 매입을 문의하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데도 업소는 개발 호재를 내세워 투자를 권하며 농사짓는 모양새를 갖춘 채 개발을 기다리는 방법까지 안내했다.

13일 해당 업소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살펴보니 세종 개발 호재를 투자 기회로 홍보하는 영상과 농지 전수조사를 비판하거나 조사 회피 방법을 내세운 영상이 나란히 올라와 있었다. 최근 7개월간 조사 비판·대응 관련 영상만 100편가량에 달했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퇴 요구와 조사 반대 국민동의청원 참여 독려도 이어졌다.

통화 초반 업소 측은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말에 농지를 사면 안 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며 개발을 기다릴 방법을 묻자 소풀(조사료) 같은 작물을 심어두면 된다며 편법을 알려줬다. 다른 직업과 병행할 수 있는 재배 방법도 덧붙였다.

상담은 곧 투자 권유로 이어졌다. 업소 측은 지금이 좋은 시기라며 삼성전기의 8조 원 투자, 성평등가족부·법무부 이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잇달아 호재로 꼽았다. “서울에서도 자금 여유가 있으신 고객들이 찾아온다”고도 했다. 거래 부진으로 매도자가 값을 내린 매물부터 10억 원이 넘는 매물까지 소개한 뒤에는 “예산을 알려주시면 투자하기 좋은 물건을 알려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은 농지 기본조사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위반 의심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수도권은 전 지역이 심층조사 대상이어서 기본조사에서 실경작 조사를 생략했다.

기본조사가 한창이던 7월 3일 이 업소 블로그에는 ‘농림지역 묵혀두기’의 적기라며 산학리 논 829평(평당 60만 원, 총 4억9740만 원)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은 이 땅이 주말농장이나 텃밭으로 쓸 땅이 아니라며 “중장기적인 지가 상승을 노리는 고액 자산가”를 투자 대상으로 지목했다. 주변 주택지·산업단지 개발을 근거로 “용도 변경의 빗장이 풀릴 수 있는 곳을 선점”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의 내용은 정부 일정에 맞춰 달라졌다. 1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일정이 발표되자 조기 건립을 투자 호재로 홍보했다. 2월 대통령의 전수조사 지시 이후로는 조사 비판·대응 영상을 잇달아 올렸다. “투기꾼을 조작하나? 송미령! 사퇴하라!” 같은 문구도 등장했다. “조사원에게 이 말은 하지 말자!”라는 섬네일을 단 해설 영상과 농지가격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는 영상은 6만∼7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발 조사 불신은 농민들에게도 번지고 있다. 지난 7일 문화일보와 만난 경기 김포의 40년 영농 경력의 한 농민은 “정부가 전수조사를 하면서 농지 가격을 떨어뜨리고, 끝내 땅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유튜브”라고 답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13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상속이나 고령에 의한 휴경, 임대차 이런 것들은 전혀 처분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조치법으로 특례기간을 줘 현재의 위반 상태를 해소하고 내년에 농지법을 개정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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