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은행 예금보다 더 준다"…증권사 발행어음 대전

요약
  • 증권사들이 신규 진입과 고객 유치를 위해 발행어음 금리를 대폭 인상하며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이에 따라 자산가와 법인의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높은 조달금리로 인한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메리츠證 신규 진입에
금리 올리기 경쟁

한투證 1년물 금리 연 4%로 상향
키움證은 연 5.8% 3개월물 특판

조달금리 인상에 수익 악화 우려
증권사들이 연 4~5%대 금리의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1~2%포인트 높다. 0.5%포인트 안팎이던 은행과 증권사의 금리 차이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진 건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연 5% 안팎을 보장하는 상품이 급증했다.◇‘연 5%’는 돼야 자금 들어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만기 90일 이하 단기 발행어음 금리를 연 2.45%에서 2.65%로 0.2%포인트 인상한 뒤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4일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연 3.85%에서 연 4.00%로 인상한 데 이어 8일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연 4.40% 상품을 내놓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도 8월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연 3.65%에서 연 3.85%로 올렸다.

소수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만 판매하는 특판 상품은 연 5%대 상품이 즐비하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하면서 2~90일물 연 5.5%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이달 말 첫 발행어음을 내놓는 메리츠증권도 삼성증권 수준의 금리를 내걸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증권사도 특판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연 5% 1년 만기 특판을 판매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만기 3개월에 연 5.8%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으로 은행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꼽힌다.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부도 가능성이 매우 낮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3.5% 수준이다. 증권사의 특판상품과 비교하면 금리가 1.5~1.7%포인트 차이 난다. 은행에 묶여 있던 자산가들의 여윳돈이 증권사로 대거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발행어음 금리가 오르면서 법인 투자자의 ‘머니 무브’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인 투자자는 단기 자금을 운용할 때 금리 수준을 최우선 조건으로 고려하는 만큼 증권사로 자금을 옮기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손해 보면서 파는 증권사들증권사 자산관리(WM) 지점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다. 일부 지점에서는 연 5.2%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 본사가 연 4.9%까지 금리를 지원하고 나머지 0.3%포인트는 지점이 자체 수익을 줄여 부담하는 식이다. 발행어음을 고객 유치를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높아진 조달금리가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국채 및 회사채 등에 투자해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 간 차이에서 이익을 얻는다. 발행어음 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운용자산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확보해야 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들이 발행어음을 활용하기 좋은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