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공정 가격 10~30% 인상"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만 반도체 후공정 업계에 역대급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AI 칩을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한 영향이다. 실제 패키징·테스트 등 반도체 후공정 가격은 최대 30% 올랐고 일부 소규모 고객의 긴급 주문엔 기존 대비 두 배에 달하는 가격표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13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후공정 업계에서 패키징·테스트 가격이 수시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매체는 "역사상 가장 강한 가격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가격 인상 폭은 10~30%. 일부 소규모 고객의 긴급 주문은 가격이 두 배까지 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승의 배경엔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있다. AI 칩의 테스트 시간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 세계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연이어 선보여 후공정 업체들이 이를 모두 떠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대만 주요 후공정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후공정 업체 ASE테크놀로지홀딩스·징위안전자(KYEC)를 비롯해 파워텍 테크놀로지(PTI), 아덴텍(Ardentec) 등이 대표적이다.
AI 열풍의 영향은 중소형 후공정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화타이(華泰)·차오펑(超豐)·시거(矽格) 그룹 등에도 주문이 몰리고 있는 것. 주요 대형 업체들이 첨단 AI 반도체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기존 공정과 로직 반도체의 외주 패키징·테스트 수요도 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AI 관련 후공정 수요가 연산용 반도체를 넘어 저장장치·데이터 전송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증가하면서 이를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진 결과다.
화타이는 이 같은 변화의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낸드플래시 패키징·테스트 사업을 중심으로 한다. AI 추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데이터 접근 수요가 증가하자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가격 인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화타이는 올 3분기 들어 후공정 서비스 가격 조정에 따른 효과가 실적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와이어본딩·플립칩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패키징, 시스템인패키지(SiP) 등을 개발해 수주할 수 있는 제품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통신 분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시거는 AI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시거 측은 최근 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을 20년 넘게 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내년 광통신 매출이 몇 배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시거의 광통신 사업엔 전자집적회로(EIC), 광자집적회로(PIC), 광엔진, 레이저 광원 등이 포함된다. 고객사의 EIC·PIC 테스트에 활용되는 장비는 이미 100대 이상에 달한다.
시거 계열사인 윈스텍 세미컨덕터도 첨단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