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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간 맨땅에 헤딩했는데…최종 관문 뒤에 '최최종 관문' 있었다

요약
  •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이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경쟁 인가 방식 도입으로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 4년간의 샌드박스 실증 성과를 쌓아온 허세영 대표는 정식 인가를 다시 심사받을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조각투자 개척한 스타트업 대표의 호소

정부가 깔아준 판에서 사업 키워
50만명이 쓰는 STO 표준됐는데 …
갑작스런 경쟁 절차에 존폐 위기
"시장서 평가 받을 기회만 달라"
“주변에선 ‘7~8년 열심히 달려왔으니 꽃을 피울 일만 남았다’며 부러워했죠.”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사진)는 1년 전의 분위기를 이렇게 기억했다. 2018년 28세에 창업한 뒤 8년간 수십억~수백억원짜리 부동산을 쪼개 소액으로 사고팔 수 있게 하는 부동산 조각투자에 매달린 결과, 소정의 성과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엔 이런 사업에 맞는 인가체계가 없었다. 정부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며 숨통이 트였다. 허 대표는 고객 보호장치를 갖추느라 2년 반 넘게 심사를 받았다. 그는 “역대 샌드박스 사례 가운데 가장 긴 심사였다”고 회상했다. 금융회사들을 설득해 신탁사가 부동산을 맡아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루센트블록이 투자자 모집과 거래를 맡는 구조도 짰다.

이렇게 짠 사업 모델은 지금의 토큰증권(STO)업계 표준이 됐다. 허 대표는 “금융당국이 다른 조각투자 사업자에게도 따르라고 권고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2022년 문을 연 소유는 지난해 9월엔 이용자 50만 명, 누적거래액이 3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회사로선 긴 실증을 마치고 이제 요건만 갖추면 정식 사업자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여겼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도 정식 인가 신청 시 심사위원회가 실증 성과를 토대로 인가 요건 충족 여부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가 있다.

하지만 창업 7년째인 지난해 가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관문이 튀어나왔다. 금융당국이 유통사업자를 최대 두 곳으로 제한하고 점수 순으로 가리는 경쟁인가 방식을 갑자기 내밀었다. 넥스트레이드, 신한투자증권, 뮤직카우 등이 모인 NXT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 코스콤, 20여 개 증권사가 모여 만든 KDX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타트업으로서 막강한 자본과 영업망을 갖춘 대기업들과 경쟁하게 된 것이다.

올해 2월 시장의 예상대로 NXT컨소시엄과 KDX가 예비인가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샌드박스 참여가 정식 인가를 보장하지 않으며 경쟁 방식도 신청 전에 공개했다. 운영 경험을 반영한 가점도 줬다”고 당시 루센트블록에 설명했다.

허 대표가 문제 삼은 건 경쟁에서 졌다는 사실이 아니다. 정부가 열어준 제도 안에서 절차를 밟아 직원을 뽑고 시스템을 구축하며 수십만 명의 고객을 모으면서 사업을 벌인 결과였다. 그 절차만 따라가면 사업을 인정받을 줄 알았다. 그동안 마지막 관문이 있는지도, 그 방식도 전혀 알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규칙이 구체화됐을 때는 이미 창업 7년 차였고, 인생을 모두 건 뒤였다. 허 대표는 “대통령 세 명, 금융위원장 여섯 명이 바뀌는 동안 이 사업만 했다”고 했다.

예비인가에서 탈락하자 소유의 신규 거래는 멈췄다. 기존 고객의 배당과 자산관리 기능만 유지하고 있다. 추가 인가의 길이 열리지 않으면 회사 존립을 장담하기 어렵다. 허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가 다시 심사받을 기회를 호소한 이유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샌드박스에서 4년간 실증한 기업에 정식 인허가 신청 기회를 줄 수 있는지 금융위원장에게 묻자, 허 대표는 “자동으로 인가를 달라는 게 아니다”며 “4년간의 실증 성과와 규제 준수 능력을 다시 심사받고 요건을 갖췄다면 시장에서 냉정하게 경쟁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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