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외교·국방·성평등부 등 법 개정 후 이전 검토
"국가 미래 위한 결정…수도권 밀집 문제 줄일 것"정부가 법무부와 외교부, 국방부 등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44곳을 세종시로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세종을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정책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세종에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이 사용할 청사 착공을 이재명 대통령 임기 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관련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행안부는 지난달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방향'을 발표한 이후 관계기관 협의,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친 끝에 이전 대상으로 총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으로 정했다. 현재까지 세종시 이주 기관은 43곳으로 이주 당시 정원 기준은 1만4731명이었다. ▷관련기사: 내년부터 350여 공공기관 지방행…공항공사 통합은 '재검토'(2026년 9월3일)기관 이전은 업무 특성과 청사 확보 여건에 따라 '임차청사 활용 조기 이전'과 '청사 신축 후 이전'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 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내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 이전이 추진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 및 각종 자문위원회 등 나머지 19개 기관을 이전해 임차청사를 활용하는 기관의 이전을 내년 중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하균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은 금융감독원, 국책은행의 이전 여부와 관련 "금감원은 특수법인 형태인데, 이와 함께 공공기관 이전을 전반적으로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행복도시법' 개정 시기에 맞추어 이전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다만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오는 2031년까지 별도 청사를 신축한 후 순차적으로 이전하는 일정이다. 아울러 대통령 세종 집무실은 오는 2029년, 국회 세종의사당은 오는 2033년 준공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을 추진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 마무리되는 일정의 경우 정책 추진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하균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은 "중앙행정기관이 써야 할 청사, 건물은 대통령 임기인 오는 2030년 6월 이전에 착공하고, 세종에 건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이전 공무원과 가족이 세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교통·이주비 등 지원대책도 마련한다. 아울러 청사와 예산확보 등 필요한 준비도 병행한다. 윤호중 장관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전기관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인 만큼 이전 대상 기관 직원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내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운영비와 공무원 이주 지원비 등에는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 활용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에는 약 3조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청사 건립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외교부·통일부·국방부·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은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상태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대상에서 삭제하기 위한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이전에 필요한 예산이 적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중앙행정기관 이전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 연말까지 공공기관 이전도 발표할 예정이다.
권혜린 국무조정실 국토공간대전환추진단장은 "20년 전에 이같은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할 때는 수도권 집중도가 절반을 넘어가지 않았으나, 현재는 매년 5만명 이상의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전입하고, 경제 활동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세종시 건설을 마무리하는 측면, 혁신도시 10곳 건설을 통해 수도권 밀집 효과를 7년 정도 늦추고 있다는 부분, 5극3특 균형성장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