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50호점 공언했지만 10월까지 34개
2028년 150개 중장기 목표도 불투명
사진=비즈워치캐나다 국민 커피팀홀튼은 지난 2023년 12월 서울 강남 신논현의 랜드마크인 어반하이브 빌딩 1층에 1호점을 열었다. 캐나다의 국민 커피 브랜드 팀홀튼의 한국 진출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5000원대까지 치솟은 대형 프랜차이즈와 2000원 안팎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로 양분된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가져갈 지가 관건이었다.
팀홀튼의 선택은 전자였다. 팀홀튼은 원래 1000원대 드립커피와 200원대 도넛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캐나다의 빽다방'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으로 빽다방보다는 스타벅스에 가까운 전략을 펼쳤다.
팀홀튼 신논현점/사진=비즈워치이는 팀홀튼의 글로벌 전략이다. 팀홀튼은 캐나다에서는 소규모 매장을 중심으로 저렴한 메뉴를 판매하는 브랜드지만 해외에서는 3000~4000원대의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콘셉트를 밀고 있다. 실제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팀홀튼의 가격 정책은 한국과 비슷하다. '캐나다 국민 브랜드'라는 특징을 프리미엄으로 소구하겠다는 전략이다.팀홀튼의 국내 운영사인 비케이알의 목표는 5년 후인 2028년 말까지 150개 매장을 여는 것이었다. 연 평균 30개씩 매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2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가 매년 200개 가까운 신규 매장을 연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목표는 아니었다.
여긴 한국이야
하지만 팀홀튼의 계획은 첫 해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매장 확보가 생각처럼 원활하지 않았다. 팀홀튼은 사실상의 론칭 첫 해인 2024년 12개 매장을 늘리는 데 그쳤다. 출점에 속도가 붙지 않자 팀홀튼은 가맹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50평 이상 대형 매장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의 출점을 진행 중인 팀홀튼이 대형 매장을 콘셉트로 내세운다면 경쟁자는 투썸플레이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다. 가맹사업을 하지 않지만 건물주가 선호하는 스타벅스, 폴바셋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국내에 10여 개 매장을 연 데다 '저가 커피' 이미지가 있는 팀홀튼의 비교 우위 요소는 많지 않다.
사진=팀홀튼결국 팀홀튼은 가맹사업 추진을 잠정 중단하고 직영점 중심 출점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방향성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론칭 초 출점 레이스에도 제동이 걸렸다. 2025년 팀홀튼의 매장 수는 24개. 전년 대비 11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론칭 2년차에 출점 속도가 오히려 줄었다. 올 초엔 '팀홀튼 경영 2기'를 선포했다. 기존 도넛 중심의 푸드 라인업을 개편해 베이커리와 디저트 메뉴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대부분의 메뉴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가맹사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구현하기 어려운 품질의 푸드로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올해 말까지 50호점을 확보하고 2027년 60개, 2028년 50개 등 3년간 10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 확보해 당초 계획했던 150호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지난해 말까지 총 매장 수가 24개인데, 올해에만 26개 이상을 열겠다는 다짐이었다.
자신감 넘쳤나
하지만 팀홀튼의 출점 속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팀홀튼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총 10개 매장을 열었다. 이달 말 오픈하는 서울종로타워점과 성수플래그십스토어를 더하면 10월 말까지 36개 매장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연 11개 매장보다 1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약속한 연말까지는 2개월여 가 남았지만 이 기간 동안 14개 매장을 새로 여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메가커피나 컴포즈커피 같은 저가커피 브랜드의 소형 매장은 단기간에 다점포 출점이 가능하지만 베이킹이 가능한 대형 매장을 단기간에 출점하는 건 쉽지 않다.
실제로 팀홀튼 관계자는 "연내 추가 출점 계획인 매장은 이달 말 중 여는 종로타워점과 성수동에 여는 플래그십 매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팀홀튼 교대역점/사진=팀홀튼업계에선 팀홀튼이 론칭 초 '캐나다 카페' 콘셉트가 먹히지 않으면서 '현지화'에 나선 게 악수가 됐다고 본다. 포화상태인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브랜드의 개성을 보여주기보다는 'K카페 성공공식'을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팀홀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한 100여 종의 신제품 중 90%는 국내에서 자체 기획한 메뉴다. 컵빙수와 스무디 등 한국 카페에서 잘 팔리는 메뉴들도 대거 도입했다. "껍데기만 팀홀튼이고 안은 한국 카페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K카페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브랜드라면 중국 티 브랜드들처럼 물량공세로 관심을 끌거나 아예 스페셜티로 가면서 '마니아'를 육성하는 등 개성을 보였어야 한다"며 "가격도, 맛도, 이미지도 특별할 게 없는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되면 성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