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PF 2막 ⑤] “부동산금융 8.8조원, 자기자본의 113%”…메리츠證, 선순위 PF로 위험 관리

요약
  •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의 113%에 달하는 8조 8,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으나, 선순위 자산 중심의 운용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향후 부동산금융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입니다.
중·후순위 PF 비중 11%로 대형사 평균 밑돌아…자산 회수·기업금융 확대 과제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거치며 금융권은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익스포저를 빠르게 줄여왔다. 그러나 PF 위험은 단순한 잔액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같은 1조원이라도 브릿지론인지 본PF인지,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 국내인지 해외인지에 따라 실제 위험은 크게 달라진다. 디지털데일리는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장부를 들여다본다. PF 위기의 1막이 ‘얼마나 줄였느냐’였다면 2막은 ‘무엇을 남겼느냐’다. 각 증권사의 PF 규모와 질, 위험 부담뿐 아니라 이를 통해 얻는 수익과 사업 전략까지 함께 살펴본다. <편집자주>

김종민(왼쪽),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사진=메리츠증권] 김종민(왼쪽),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사진=메리츠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김종민·장원재 각자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증권이 자기자본을 웃도는 8조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부동산금융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회수 우선순위가 높은 선순위 자산을 중심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금융에 묶인 자본을 회수하고 기업금융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는 남아 있다.

1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8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13%에 달했다. 한신평 비교군 평균인 52%와 대형사 평균 6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부동산금융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은 70%로, 약 6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부동산 관련 대출과 신용공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PF의 상환 순위다. 메리츠증권의 중·후순위 PF 비중은 11%로 비교군 평균 56%, 대형사 평균 29%를 크게 밑돌았다.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비중도 21%로 비교군 평균 26%보다 낮았다.

선순위 채권은 사업장 부실로 담보를 처분할 때 중·후순위보다 먼저 변제받는다. 이에 따라 같은 PF라도 대출 구조와 상환 순위에 따라 예상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펀드를 제외한 익스포저의 약 86%를 단일 또는 선순위로 구성하고 있다. 아파트 관련 자산 비중은 39%다. 국내 PF 역시 수도권 사업장과 선순위 대출, 상대적으로 낮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위험 총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33%에서 올해 3월 말 113%로 2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후순위 비중은 9%에서 11%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비교군 평균보다 낮다.

다만 선순위 중심의 자산 구성만으로 위험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동산금융 규모가 자기자본을 웃도는 데다 해외 부동산금융도 전체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순요주의이하자산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도 19%대로 비교군 평균을 웃돌았다. 고정이하자산에는 홈플러스 기업대출 등 부동산 PF 외 대형 여신도 포함돼 있어 자산 회수가 지연되면 자본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

부동산금융은 메리츠증권의 주요 수익원이다. PF를 직접 주선하고 일부 자산을 자기계정에 보유하면 주선수수료와 대출이자, 구조화 수익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대출 상환이나 셀다운이 늦어지면 신규 투자에 활용할 자본 여력은 줄어든다.

이에 따라 김종민·장원재 대표 체제에서는 부동산금융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투자은행(IB) 순영업수익 가운데 부동산 PF 비중은 54%, 전통 기업금융 비중은 46%였다. 김종민 대표도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 대형 기업금융 거래를 확대해 PF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51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했다.

향후 관건은 기존 부동산금융 자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회수하고, 확보한 자본을 비부동산 기업금융으로 재배치하느냐다. 선순위 중심의 대출 구조를 유지하더라도 특정 자산군에 자본이 장기간 집중되는 부담은 지속될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금융 규모가 8조원을 넘는 만큼 선순위 구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기존 자산을 얼마나 빨리 회수해 새로운 기업금융으로 자본을 돌리느냐가 관건”이라며 “글로벌 금리 상승이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에 따른 차환 부담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