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펌·美 비영리단체서 근무
美 변호사 자격 취득 확인 안 돼
中서도 외국인 변호사 되기 어려워
13일(현지 시각) 백악관의 새 대변인인 케이티 자카리아가 브리핑룸에 등장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의 경력을 둘러싼 의혹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카리아를 변호사 출신으로 소개했지만, 미 언론들은 그가 어디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케이티 자카리아 백악관 대변인 / AP=연합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카리아를 새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를 ‘변호사(an attorney)’라고 소개했다. 자카리아의 링크드인 프로필에도 비영리단체 픽스 캘리포니아(Fix California)에서 법률 고문으로 재직했다고 적혀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일 자카리아가 중국 로펌 중룬(中倫)에서 근무하며 중국어를 익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카리아의 임명 발표 이후 미국에서는 그가 실제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은 독립 언론인 주드 레검이다. 레검은 자카리아가 여러 차례 전국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카리아는 2007년 페퍼다인대에서 학사 학위를, 2011년 법학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자카리아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변호사협회는 13일 “케이트 샤론 자카리아 또는 케이트 샤론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날 “자체 조사를 진행했지만, 자카리아 명의의 유효한 변호사 자격이나 만료된 자격 기록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법정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관련 법령을 고려할 때 자카리아가 중국에서 정식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자카리아가 공식 데뷔한 이날 백악관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어디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카리아는 미국의 주(州)나 워싱턴 D.C.가 아닌 중국에서 자격을 취득했다고 답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자카리아가 졸업 후 남편의 미국 사모펀드 회사 취업으로 중국에 이주했으며, 현지에서 국제 거래법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사 자격증 취득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법률윤리 전문가들은 정식 자격 없이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하는 행위가 심각한 윤리적·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포덤대 로스쿨 루이스 스타인 법률윤리센터 소장인 브루스 그린 역시 “로스쿨 졸업생은 그저 로스쿨 졸업생일 뿐”이라며 “변호사로 인정받으려면 법률 실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고 했다.
미 미시간대 로스쿨의 레너드 니호프 교수도 법학 학위를 보유하는 것과 정식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허위로 주장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주에는 변호사 자격증 없이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