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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위협에...日, 미국 핵무기 반입 허용하나

요약
  • 일본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기존 '비핵 3원칙' 중 핵무기 반입 금지 조항을 수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 연말 안보 3개 문서 개정을 통해 미국 핵무기의 일본 반입을 허용함으로써 핵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 다만 자민당 내 신중론이 존재해 실제 원칙 변경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다카이치, 日 '비핵 3원칙' 수정 시사
연말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3문서 개정 추진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핵무기의 일본 반입을 사실상 허용해 핵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비핵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연말로 예정된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의 개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과 표현 방식을 어떻게 할지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비핵 3원칙 자체에 대해서는 "정책적 방침으로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며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의 핵 공유에 대해서도 "현재 일본에서 핵 공유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적절하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비핵 3원칙을 명시한 안보 문서의 표현을 수정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기존 입장보다 한발 나아간 발언으로 평가된다. 현행 국가안보전략에는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기본 방침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전부터 비핵 3원칙 중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이후에는 비핵 3원칙을 유지한다는 기존 정부 방침을 고수해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이날 일본 주변의 안보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며 "비핵 3원칙을 정책적 방침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크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위협 인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 위협에 '핵 반입 금지' 재검토론

일본 정부 내에서 비핵 3원칙 재검토론이 부상한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있다. 중국이 군사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러시아도 일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북방영토의 에토로후섬에 상륙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미국 핵무기의 일본 반입을 사실상 용인해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핵 3원칙 가운데 '핵무기 반입 금지' 조항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 오카다 가쓰야 당시 외무상의 국회 답변을 안보 3개 문서에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오카다 전 외무상은 당시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함정의 일시적인 일본 기항을 허용하지 않아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의 정권이 명운을 걸고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지난 7월 "일본으로서는 논의하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신형 핵순항미사일 배치도 변수

미국이 개발 중인 신형 핵순항미사일도 비핵 3원칙 재검토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SLCM-N)을 개발하고 있으며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군함이나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함정이 일본에 기항하면 비핵 3원칙의 핵무기 반입 금지 조항과 충돌할 수 있다.

미국은 핵무기 운용과 관련해 핵무기 탑재 여부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군함이나 장비에 핵무기가 실려 있는지를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다.

과거에도 미국 핵무기의 일본 반입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1960년대 미일안보조약 개정 과정에서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함정의 일본 기항과 통과를 용인하는 비밀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비핵 3원칙은 일본의 오랜 국가적 방침인 만큼 실제 수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원칙 변경에 신중한 의견이 강하다. 방위상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자민당 안보조사회에서는 누구도 이 문제를 다루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연말 안보 3개 문서 개정에서 핵무기 반입 금지 원칙의 예외 가능성을 명시할지, 기존 표현을 유지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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