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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전 대탈주 성공한 외국인…코스피 시총 비중 5월 이후 최저 [투자360]

요약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 외국인들은 주가 고공행진 시기부터 대규모 순매도와 차익 실현에 나서며 보유 시총이 크게 감소했고, 최근 코스피 급락세 속에서도 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시총 비중 38.65%…5개월 만에 최저
6월엔 41.56%로 21년 만에 최고 수준 기록
3개월여 만에 외국인 보유 시총 1114조 감소
5~6월 93조 순매도…7거래일째 ‘팔자’ 행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각종 경제지표를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각종 경제지표를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코스피가 9000선을 넘나들던 당시 약 2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던 외국인 보유 비중이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하던 시기부터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급락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일찌감치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6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4일(38.25%)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9000선에 육박한 8930.30을 기록했던 지난 6월 25일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41.56%를 차지했다. 당시 기준으로 2005년 9월 23일(41.61%) 이후 약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도 역사적으로 드문 수준까지 높아졌던 것이다.

외국인들은 코스피가 고공행진하던 시기부터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5월과 6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규모는 각각 44조7147억원, 48조6248억원에 달했다. 두 달 동안에만 93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주식의 평가액 증가로 시가총액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차익 실현이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외국인들은 이후에도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2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3개월 반 동안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91%포인트 감소했다. 한때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훌쩍 넘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13일 기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924조7517억원으로, 지난 6월 25일(3038조6471억원) 대비 무려 1113조8954억원 감소했다. 불과 3개월여 만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1100조원 넘게 증발한 셈이다.

다만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감소에는 보유 주식의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가 함께 반영돼 있어, 1100조원 전체를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로 볼 수는 없다.

개별 종목에서도 외국인 지분율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46%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8년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대형주에서조차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은 최근 증시 급락 국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8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장 초반 순매수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증시 하락 압력을 키웠다.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54포인트(0.44%) 하락한 6008.8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기간에만 994.93포인트(14.21%)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자금조달 부담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대규모 차입을 통해 데이터센터 등을 건설해온 AI 기업들의 투자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전일보다 축소됐지만, 반등을 유지할 만큼 수급이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코스피가 6000포인트대에 안착했으나 장중 6000포인트대를 재차 이탈했다는 점에서 지지력 확보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보지만, 주가는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와 수급에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인, 기관 수급이 방향을 만들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이 추세적으로 들어오는지 관찰한 이후 방향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인프라의 레버리지 투자 모멘텀에 의구심이 불거진 만큼, 이 의구심이 확인되기 전까지 관련주들의 추세가 제한될 수 있다”며 “기존에는 10월 시장의 하방 변동성을 매수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었으나, 새로운 우려가 불거진 만큼 10월 말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서 우려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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