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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6대 GM공장 사들인 현대차, ‘인도 최고 수준’ 스마트공장으로 [르포]

요약
  •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인도 푸네 공장을 로봇 204대를 투입해 인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구축했습니다.
  • 차체 용접 공정의 100% 자동화와 3D 스캐너를 활용한 정밀 품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인도 푸네 신공장 준공
로봇 204대 투입…차체 용접 100% 자동화
CMM·3D 스캐너로 2000곳 측정…AI 안전 시스템 구축
연산 17만대서 2030년 32만대…다차종 생산기지로 확장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데일리안 푸네 = 편은지 기자] 노란색 로봇 팔이 차체 패널을 들어 올리자 맞은편 로봇이 정확한 위치에 용접건을 갖다 댔다. 다른 로봇은 차체를 옮겼고, 그 옆에서는 실러를 바르는 작업이 이어졌다. 로봇 끝에 어떤 장비를 달았느냐에 따라 용접공과 운반 작업자, 도장공으로 역할이 달라졌다.

14일(현지시간) 방문한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현대자동차 푸네공장 차체 생산라인에서는 204대의 로봇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 모습이 특별한 건 이 곳이 '인도'이기 때문이다. 한국, 미국 등 웬만한 자동차 생산공장에선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인도 제조업 공장에서 수동으로 용접을 하고, 사람이 부품을 나르는 풍경이 익숙하다. 불과 몇 년 전 제너럴모터스(GM)가 이 공장을 운영할 당시만 하더라도 로봇은 6대뿐이었다.

이두형 현대차 책임은 “GM이 운영할 때는 메인 공정에만 로봇 6대가 있었고, 나머지는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며 “지금은 기존 공장과 비교하면 자동화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기둥을 제외하면 거의 다 바꿨다”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 푸네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현대차가 2023년 인수한 이곳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부터 가동이 중단됐던 옛 GM 공장이다. 기존 건물과 활용 가능한 일부 설비는 남기면서 생산라인과 품질관리 체계, 안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멈춰 있던 수동 생산공장이 인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면적 4만9600㎡ 규모의 차체공장이다. 현대위아가 제작한 로봇 204대가 패널을 옮기고 용접하며 차체를 만든다. 비교적 작은 로봇은 150㎏가량을 다루고, 대형 로봇은 최대 400㎏의 부품을 들어 올린다. 무거운 부품을 반복해서 옮기거나 일정한 위치에 용접하는 작업을 로봇이 맡으면서 작업자의 부담과 품질 편차를 함께 줄였다.

이두형 현대차 책임은 “사람이 용접하면 작업자에게 무리가 갈 뿐 아니라 매번 같은 위치를 정확하게 찍기 어려워 품질 편차가 생길 수 있다”며 “인건비 수준과 관계없이 용접과 도장처럼 품질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공정은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로봇을 들여놓기까지는 기존 건물의 제약부터 풀어야 했다. 통상 자동화 설비를 넣으려면 기둥 사이에 약 20m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수작업을 전제로 지어진 옛 GM 공장의 기둥 간격은 15m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일부 설비를 한쪽으로 붙이고 생산라인 배치를 새로 짜 공간을 확보했다.

새로 배치한 라인은 다음 차종까지 염두에 뒀다. 현재 생산하는 소형 SUV 베뉴보다 큰 차량도 만들 수 있도록 공정 사이의 간격을 확보하고, 차종에 맞춰 설비를 바꿀 수 있게 했다. 로봇에 장착하는 도구와 차체를 고정하는 장치를 교체하고 작업 좌표를 새로 입력하는 ‘티칭’을 거치면 다른 차종에 대응할 수 있다.

이 책임은 “새 차종이 들어오면 같은 장비를 하나 더 제작해 교체하고 로봇의 좌표 값만 수정하면 된다”며 “하드웨어를 전부 바꾸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신차 생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다른 SUV와 하이브리드차를 투입하기 위한 준비다.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자동화 설비가 늘어난 만큼 이를 관리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차체공장 한쪽에 마련된 컨트롤룸에는 로봇에서 발생하는 전류와 설비 작동 정보가 모이는데, 이상 신호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방 정비에 활용한다. 공장 전체를 3차원으로 스캔한 데이터도 확보해 향후 신차 생산라인을 구성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과 작업자가 함께 움직이는 현장에는 안전장치도 겹겹이 적용했다. 열화상 카메라와 구역 감지 센서는 작업자가 위험구역에 들어가면 이를 포착해 라인을 멈춘다. 작업자는 소형 부품을 라인에 올리거나 공정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책임은 “푸네공장이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지 인건비와 투자 효율을 고려해 필요한 공정을 중심으로 자동화를 적용했고, 앞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 자동화 수준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체가 모습을 갖춘 뒤에는 설계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푸네 공장이 특히 공을 들인 분야로, 품질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정이다. 생산을 마친 차체가 3차원 다관절 측정기인 CMM과 레이저 방식 3D 스캐너를 거치는데,CMM은 측정기가 차체를 직접 접촉해 점 단위로 정밀도를 확인하고, 3D 스캐너는 차체 표면 전체를 훑어 형상과 단차를 살핀다.

CMM 검사는 차량 한 대당 약 4시간이 걸린다. 매일 생산 차량 가운데 한 대를 무작위로 골라 약 2000곳을 0.001㎜ 단위로 측정한다. 3D 스캐너를 통한 검사는 일주일에 세 대가량 실시한다. 두 측정 장비를 정기적으로 함께 가동해 양산 품질 개선에 활용하는 방식은 다른 완성차 공장에서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경인규 현대차 책임은 “약 2000개 측정 지점 가운데 허용 오차를 벗어나는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 1년 동안 97% 이상의 품질 목표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완성된 차체는 도장공장으로 넘어간다. 차체공장과 도장공장 사이에는 약 50대를 보관할 수 있는 완충 공간을 마련했다. 차체 생산설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도장공장에 공급할 물량을 확보해 전체 라인이 곧바로 멈추지 않도록 한 장치다. 도장 역시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한다.

색을 입힌 차체는 상부 이송설비를 타고 최종 조립을 담당하는 의장공장으로 들어온다. 이곳에 들어서자 로봇 중심이던 차체공장과 달리 작업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차량 내부에 각종 부품을 설치하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면적 약 5만8000㎡의 의장공장에는 3교대 기준 약 750명이 근무한다.

사람이 조립하는 공정에도 디지털 기술이 들어갔다. 차량에 부착한 스마트 태그는 생산라인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차량 정보와 공구의 체결 데이터를 연계해 어떤 차량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기록하고, 체결 누락이나 오류를 예방한다. 일부 검사에는 자동화 장비와 협동로봇도 적용했다.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의장공장에서도 옛 GM 공장의 흔적이 새 설비와 섞여 있었다. 지면보다 다소 높게 설치된 컨베이어가 대표적이다. 기존 컨베이어 구조는 활용하되, 작업자가 올라탈 수 있도록 운반 대차는 새로 제작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컨베이어를 연장하고 상부 이송설비를 추가해 물류 통로도 확보했다.

이렇게 재정비한 의장공장은 현재 시간당 26대를 생산한다. GM 운영 당시 보다 24% 늘어난 수준이다. 향후 인력과 일부 설비를 추가하면 시간당 40대, 연간 2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푸네공장의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다. 현대차는 신차종 투입과 함께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첫 양산차인 2세대 베뉴는 인도 내수뿐 아니라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 3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푸네공장을 더한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첸나이 1·2공장 82만4000대를 합쳐 연간 99만4000대로, 2030년에는 총 114만4000대로 늘어난다.

로봇이 6대뿐이던 옛 GM 공장은 용접 자동화와 정밀 품질 검사, 다차종 조립 역량을 갖춘 생산거점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인도 내수와 수출 물량을 함께 늘릴 계획이다.

원호 책임은 “처음 공장을 준비하면서 향후 생산량 확대에 필요한 공정 수를 미리 확보했다”며 “추가로 필요한 설비나 인력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공정은 이미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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