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15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3분 13초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거래가 중단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00포인트(8.01%) 하락한 757.88을 기록하고 있었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가 멈춘 지 약 15분 뒤에는 코스피 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80.76포인트(8.00%) 급락한 5,528.05를 나타냈다.
양 시장에서 같은 날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2달 반 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때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혹은 코스닥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황이 1분간 지속될 경우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한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20분간 매매거래가 멈추며, 취소호가를 제외한 호가접수도 중단된다. 매매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진다.
앞서 장 초반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차례대로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급락으로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24년 9월 3일~11일 기록한 7거래일 연속 하락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긴 하락세다.
지난 두 달여 간 7,000선 부근에서 등락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박스권 탈피를 위한 반등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 8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새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10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에도 셀온 매물 출회 등의 영향으로 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후에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오픈AI의 9월 말 기준 연 환산 매출이 기존에 알려진 700억달러가 아닌 500억달러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AI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해당 논란은 회계상 집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브로드컴과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AI 투자에 필요한 자본 조달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불안감은 이어졌다.
여기에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제시한 AI 인프라 투자 전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가트너는 2026년 약 1조 달러에 이어 2027∼2030년 추가로 6조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투자에 따른 비용과 금융 비용을 감당하면서 12%의 투자자본수익률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8조5천억 달러의 매출이 필요하지만, 실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최대 3조 6천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개장 전 공개된 앤트로픽의 3분기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앤트로픽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5% 성장했지만, 매출 증가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앤트로픽의 분기별 매출은 1분기 47억달러, 2분기 115억달러, 3분기 168억달러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물가 지표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물가 오름세에 금리 추가 상승 우려가 부각되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1.88% 떨어졌고, 엔비디아(-3.16%), 브로드컴(-3.16%), 마이크론(-4.08%) 등 반도체주가 크게 하락했다.
호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공백을 메울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여력도 부족하다.
통상 지수 하락이 거셀 때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국민연금은 상반기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정하지 않은 탓에 현재 매수 여력이 다소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도 점차 마무리되며 지수 방어선이 사라지자 반발매수세 유입에 따른 기계적 반등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을 향후 증시 흐름을 가늠할 주요 일정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