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올랐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8월(연 3.18%)보다 0.25%포인트 높은 3.43%로 집계됐다. 2024년 6월(3.52%)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상승 폭은 2022년 11월(0.36%포인트)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대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재부각되면서 주식시장을 탈출한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투톱’에서 이탈한 자금이 은행권으로 향하면서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잔액은 3년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변동성이 심화된 증시 대신 금리를 올린 시중은행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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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와 코스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에 장을 마쳤다. 뉴스1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454.4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매도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낮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일부터 7거래일째 내렸다. 2024년 9월3일~11일(7거래일) 이후 2년여 만의 최장기간 하락세다.
코스닥도 매도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전장 대비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에 마감했다. 양 지수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지난 7월29일에 이어 약 두 달여 만이다.
양 시장이 모두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411조원 증발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4581조원으로 전날 종가 기준 4957조원보다 376조원 줄었다. 최근 7거래일 동안 지수가 20%가량 급락하면서 1100조원이 증발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429조원을 기록해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인 464조원 대비 35조원 감소했다.
특히 시총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폭락하면서 전체 시가총액 감소 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9.48% 하락한 21만원,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1.06% 내려간 126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228조원, SK하이닉스는 1000조원이 무너진 922조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의 시총 감소분은 코스피 시장 전체 감소분의 약 65%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3조63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09조원에 달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각각 46.16%·49.02%를 기록했다. 올해 초 두 종목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각각 52.4%, 54.64%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이날 1조2886억원, 1조690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우위를 보였다.
◆주담대 변동금리 또 오른다…코픽스 3년 10개월만 최대폭 상승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올랐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8월(연 3.18%)보다 0.25%포인트 높은 3.43%로 집계됐다. 2024년 6월(3.52%)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상승 폭은 2022년 11월(0.36%포인트)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대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4~7월 넉 달 연속 올랐다가 8월에는 상승을 멈추고 전월과 같은 연 3.18%를 유지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3.05%에서 3.15%로 0.10%포인트 올랐다.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2.71%에서 2.79%로 상승했다. 여기에는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의 금리도 포함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이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리면 그 반대의 경우다.
시중은행은 이르면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8월 정기예적금에 28조 쏠려 3년8개월만 최대폭 증가…반도체 머니·증시이탈 자금 영향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잔액은 1816조575억원으로 전월(1787조3646억원) 대비 약 28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2월(44조6000억원 증가)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은은 반도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유입된 자금이 단기 상품과 예·적금 전반으로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증시 상승기에 나타났던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반전돼 주가 하락과 시장 불안 속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되돌아오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높아진 예·적금 금리 역시 자금 이동을 부추겼다. 한국은행이 8월까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연 4% 수준까지 올랐고 일부 저축은행은 연 7%대 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손실 위험을 무릅쓰기보다 높아진 수신 금리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잇따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증시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자금의 은행권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최종 금리가 연 3.5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예·적금 금리도 추가 상승해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