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에 연달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0월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뉴스1 |
최근 코스피가 하락세로 접어들자 개인투자자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미국 주식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와 기술주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한편, 대표지수를 추종하고 단기국채에 분산투자하려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S&P500, 나스닥 등 ‘지수 ETF’ 대거 매수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97억1297만 달러(약 12조9800억 원)로, 상반기 전체 순매수액인 98억6780만 달러(약 13조1800억 원)와 맞먹는다. 특히 10월 들어 21억6938만 달러(약 2조9000억 원)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집중됐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결제액 1위(23억5359만 달러)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SOXL)’로, 해당 상품 하나에 몰린 순매수액이 2~4위 상품의 합계를 웃돌았다(표 참조).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턱이 높아지자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도 5위(6억2666만 달러)를 차지했다.
다만 매수세가 몰린 반도체 레버리지 ETF도 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우려로 인한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SOXL은 10월 13일(이하 현지 시간) 종가 기준 6월 말 대비 52.2%, 9월 말 대비 13.7% 하락했다. 다음 날인 14일에도 하루 만에 13.35% 급락했다.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하락세가 이어지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미국 증시 전체 흐름에 올라타려는 수요도 상당했다. ‘뱅가드 S&P500 ETF’가 3위(6억4301만 달러)로 ‘SPDR 포트폴리오 S&P500 ETF’ ‘SPDR S&P500 ETF 트러스트’ 순매수액과 합치면 S&P500 추종 ETF 순매수액은 약 9억8883만 달러(약 1조3200억 원)에 이른다. 또한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6억86만 달러·7위)와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3억7925만 달러)를 합쳐 약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7월 1일과 비교해 10월 13일 종가 기준 코스피가 27.3% 하락하는 동안 S&P500(4.31%)과 나스닥(4.47%)은 상대적으로 상승 흐름을 보인 만큼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 보고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개별 기업 매수세 역시 기술주로 몰려 알파벳 클래스A(9억1258만 달러·2위)가 가장 많았다. 별도로 집계된 클래스C까지 합치면 알파벳 순매수액은 10억2996만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스페이스X 클래스A(6억3998만 달러·4위), SK하이닉스 ADR(6억765만 달러·6위), 아이온큐(3억8786만 달러·10위), 아이리스에너지(3억4252만 달러), 아마존(3억3432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대형 기술주뿐 아니라 우주·양자컴퓨팅 등 성장 기대가 큰 분야에도 매수세가 이어진 모습이다.
미국시장으로 향한 자금이 모두 기술주 상승에 베팅한 것은 아니다. 배당 수익을 확보하거나 초단기 국채에 투자해 변동성을 줄이려는 수요도 함께 나타났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5억7785만 달러)가 8위,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5억6050만 달러)가 9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단기 국채 ETF 매수는 상반기에 비해 순매수액이 2배 넘게 늘어 고금리로 미 국채 수요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채권 직접 매수도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는 3분기 미국 국채를 약 5조386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분기 최대치다.
이처럼 서학개미 매수세가 증가한 데는 하락하는 코스피가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6월 22일 종가 기준 9114.5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해 10월 15일 5500 선까지 후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7월 1일~10월 13일 4조33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반기 99조1737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원화 강세도 ‘머니 무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반기 15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와 미국 주식 매수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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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에 연달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0월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