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민감도·수급 구조 차이에 ‘희비’…코스피 신뢰↓
지수 반등 조건…외국인 매도 완화·반도체 투심 개선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서진주 기자]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으나, 충격의 크기는 달랐다.사상 최고치 행보를 이어가던 S&P500은 소폭 조정을 받는 데 그친 반면 코스피는 패닉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악재라는 공통 분모에도 국내 증시가 유독 큰 충격을 받으면서 한국 증시의 취약성과 투자자 신뢰 회복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20.33%(1일·6971.35→15일·5554.22) 하락했다.
장중 8% 이상 폭락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전일 종가는 올해 6월 19일 장중 기록한 최고점(9385.59)과 비교하면 40.82% 밀린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8%(7666.45→7718.94) 소폭 올랐다.
이달 6일(현지시간)에는 사상 처음으로 7800선 위에서 장을 마치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후 7일과 9일, 12일, 13일에도 7800선을 사수했다.
14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11% 내린 7718.94에 거래를 마쳤으나, 같은날(한국시간 기준 15일) 코스피의 낙폭(-7.57%)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공통 악재에 대한 민감도와 시장 내부의 수급 구조 차이가 양국 증시의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투자심리 위축이 지수를 짓누르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하반기 첫 거래일인 7월 1일부터 전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62조7024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면서 지수 전반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매수만으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AI 산업의 성장 기대감보다 막대한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이 반도체주의 상승 동력이었다면, 최근에는 투자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우려가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습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대비 한국 반도체의 상대적 약세에는 국내 포지션과 수급 구조 차이가 작용했다”며 “코스피 W자 회복의 출발점은 반도체 안정으로, 외국인이 추가 매도해도 반도체 저점이 유지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장 매력과 신뢰가 떨어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상당하다”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악재에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 흐름이 반복될 경우, 투자자들의 시장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증시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앞선 S&P500의 신고가 행진이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등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시장 전반의 체력 개선으로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형주까지 시장 온기가 확산되지 않은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폭,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매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중소형주·산업재·리츠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비중을 늘리지 말고, 실적과 금리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금리 수준에 따라 등락이 큰 반도체는 조정 구간에서 저점을 낮춰가며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