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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 갚을 매출이 있나?…세 건의 AI 악재가 가리킨 곳 [마켓프리즘]

요약
  • 최근 코어위브의 회사채 금리 급등, 앤트로픽의 매출 증가세 둔화, 가트너의 AI 인프라 손상 위험 경고 등 AI 산업의 수익성과 부채 우려를 키우는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 이는 대규모로 빌린 돈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AI 매출이 창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반영하고 있다.
코어위브 2032년물 수익률 15%, 부도 확률 50% 반영

앤트로픽 증가율 147%에서 45%로…약정은 10년 5180억달러

가트너, 2030년까지 3조5000억달러 손상 위험
◆…(사진=GPT5.6 제작) ◆…(사진=GPT5.6 제작)

지난 사흘 사이 인공지능(AI) 관련 악재가 세 건 나왔다. 코어위브 회사채, 앤트로픽 3분기 실적, 가트너 보고서다. 이 뉴스들이 악재로 해석되는 이유는 결국 빌린 돈을 갚을 매출이 나오느냐다. 그리고 그 질문에 먼저 값을 매긴 것은 주식이 아니라 채권이었다.

채권이 주식보다 먼저 움직였다

코어위브가 지난 6월 연 9.625%에 발행한 2032년 만기 무담보 회사채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액면 1달러당 80센트를 밑돌며 이자율 15%를 넘겼다. 발행 넉 달 만에 이자율이 5%포인트 넘게 올랐다.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시장은 5년 내 부도 확률을 약 50%로 반영했다. 주가는 15.46% 내린 65.78달러로 마감해 지난달 말(87.12달러)보다 24.5%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코어위브의 부채와 리스 의무는 약 520억달러다. 올해에만 칩 담보대출과 하이일드·전환사채, 주식 발행으로 350억달러 넘게 조달했다. 2분기 매출은 25억8000만달러로 두 배가 됐는데, 같은 분기 순이자비용이 약 6억4000만달러로 매출의 4분의 1에 달했고 조정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은 B+다.

부채 구조도 어긋나 있다. 차입 만기는 5년 안팎인데 고객 계약은 평균 3년 정도다. UBS는 코어위브가 2030년까지 1020억달러를 더 조달해야 한다고 봤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최고경영자는 1042억달러 수주잔고를 들어 직원들을 달랬지만, 채권시장이 값을 매긴 것은 잔고가 아니라 그 잔고를 채우는 동안 내야 할 이자였다.

앤트로픽은 14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3분기 매출 168억달러를 공개했다. 전분기 대비 45% 증가이고 조정 기준으로 흑자를 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1분기 47억달러, 2분기 116억달러에서 이어진 숫자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증가율이 2분기(147%)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은 연말 연환산 매출을 최대 1100억달러로 추정했다. 앤트로픽이 10년간 약정한 컴퓨팅 지출은 최소 5180억달러다. 연환산 매출이 1100억달러라 해도 약정은 그 다섯 배 가까이 앞서 있고, 그 약정은 실적과 무관하게 지급 의무가 걸린 부분이 대부분이다.

오픈AI의 숫자도 작아졌다. FT는 8일 오픈AI가 투자자에게 제시한 9월 말 연환산 매출이 약 500억달러라고 보도했다. 앞서 시장에 알려졌던 700억달러보다 200억달러가 적다.

쟁점은 감가상각에서 매출로 옮겨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이번 주 2030년까지 AI 인프라 지출 3조5000억달러 이상이 손상 위험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AI 사업자들이 2030년까지 인프라에 쓸 돈이 최대 7조달러, 이 투자와 금융비용을 감당하고 투하자본이익률 12%를 내려면 필요한 매출이 8조5000억달러다. 같은 기간 가트너가 전망한 AI 매출은 3조5000억달러다.

윌 소머 가트너 선임이사는 "네오클라우드의 80%가 2030년까지 독립적인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인수와 제휴, 파산을 모두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매출 구성이 다각화돼 있어 사정이 낫지만 상각을 피한다는 뜻은 아니라고도 했다.

주목할 것은 논점의 위치다. 지난해 11월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뒤 올해 내내 이어진 논쟁은 서버 내용연수를 몇 년으로 잡느냐, 즉 같은 투자의 비용을 언제 인식하느냐였다. 가트너의 계산은 그 앞단에 있다. 비용 인식 시점과 무관하게 투자액을 회수할 매출 자체가 모자란다는 것이다.

전례가 없지는 않다. 2000년 전후 통신사업자들은 수요가 올 것이라는 전제 위에 빚으로 광섬유망을 깔았다. 글로벌크로싱이 2002년 1월, 월드컴이 같은 해 7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때도 설비는 남았고 깔린 망은 나중에 다 쓰였다. 다만 그 망의 값을 치른 쪽과 나중에 쓴 쪽은 같지 않았다.

반대편 장부에서는 수익으로 잡힌다


같은 주에 미국 대형은행 여섯 곳의 3분기 실적이 나왔다. JP모건과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가 1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모건스탠리가 14일 발표했고 합산 순이익은 435억달러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 대비 7% 늘었지만 전분기보다는 20% 줄었다며,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트레이딩 부진과 일회성 요인이 겹친 결과로 봤다.

눈여겨볼 것은 내년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JP모건은 2027년 마켓 부문을 뺀 순이자이익을 약 1070억달러로 제시했다. 4분기 연환산 추정치보다 50억달러 많은데, 제러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는 증가분의 4분의 1 정도만 금리 요인이고 나머지는 예금과 카드 잔액, 도매여신 증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도매여신이 늘어나는 곳 가운데 하나가 AI 인프라 조달이다. 코어위브와 같이 AI 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채권은 주선 수수료와 대출 자산으로 잡힌다.

김준수 연구원이 은행채 선호와 JP모건 최선호 의견을 유지한 근거도 금리 인상과 AI 자금 수요에 따른 이익 개선이다. 다만 같은 보고서는 AI 금융이 커지면 은행 자신의 조달 수요도 늘어 은행채 공급 부담이 생긴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 이자는 결국 어디서 나오나

한국 시장이 걸려 있는 지점은 조금 다르다. 흔들린 것은 네오클라우드의 채권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는 것은 그들의 주문이다. 가트너 전망대로 네오클라우드의 80%가 독립 운영을 멈춘다면, 그 주문은 인수한 쪽의 장부로 옮겨가는 것인지 아니면 사라지는 것인지가 남는다.

코어위브가 연 15%에 돈을 빌려야 한다면 그 이자는 결국 주문 규모나 단가 가운데 한쪽에서 나와야 한다. 같은 거래를 주선한 은행은 그것을 수수료와 순이자이익으로 받고 있고, 빌린 회사는 매출의 4분의 1을 이자로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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