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급망 구축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
PPA·VPP 신사업 연계해 성장 선순환 구축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와 전력 인프라 소재 사업 확대를 양대 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전력구매계약(PPA)과 가상발전소(VPP)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전선 소재 분야에서는 초고압·해저·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용 고부가 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이 1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솔루션 아카데미'를 열고 태양광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장보경 기자한화솔루션은 1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솔루션 아카데미'를 열고 이 같은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 공급망 구축을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 셀과 모듈의 국내 제조 기반을 유지하면서 PPA와 VPP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력 수요기업을 연결해 전력을 장기간 공급하는 사업이다. VPP는 여러 지역에 분산된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해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 모듈 공급 과정에서 확보한 발전사업자 네트워크와 자체 개발한 운영 플랫폼을 활용해 두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태양광 모듈 공급에서 시작해 발전소 운영과 전력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은 "모듈 판매를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와 발전소가 PPA와 VPP 사업의 자원이 된다"며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장이 확대되면 국내산 셀과 모듈의 수요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중국산 제품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세액공제 도입이 공급망 유지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태양광 셀은 기술 집약도가 높은 분야인 만큼 국내 제조 기반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공장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면적 셀에서 공인 효율 28%를 확보했으며, 2028년 말 셀과 모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부장은 "생산세액공제는 개별 기업의 수익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며 "국내 제조 역량과 PPA·VPP 신사업이 결합하면 국내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과 함께 전선 소재 사업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산업 전기화, 재생에너지 보급 증가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초고압·해저·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소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C) 부문은 이날 초고압·해저·HVDC 케이블용 절연재와 반도전 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중국 초고압 케이블 제조사인 칭다오 한허와 터비엔전공(TBEA)과 각각 협력해 500kV급 초고압 교류송전(HVAC) 케이블용 가교폴리에틸렌(XLPE) 절연재와 반도전 소재 패키지의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사진은 500kV 기술 검증에 성공한 HVAC 소재 패키지 모형. 한화솔루션실제 초고압 케이블 소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16일 중국 초고압 케이블 제조사인 칭다오 한허와 터비엔전공(TBEA)과 각각 협력해 500kV급 초고압 교류송전(HVAC) 케이블용 가교폴리에틸렌(XLPE) 절연재와 반도전 소재 패키지의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중국 상하이 전선·케이블 연구소(SECRI) 계열 인증기관인 TICW가 주관했다. 초고압 송전 환경에서 요구되는 절연 성능과 장기 신뢰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한화솔루션은 기존 400kV급에 이어 500kV급까지 초고압 절연 소재의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국제 공인 인증기관인 KEMA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는 판매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글로벌 초초고압(SEHV) 케이블용 XLPE 판매량은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325kV급 제품 등을 포함한 초고압 소재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고압·초고압 케이블 수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이 포함된 중국 외 동북아·동남아 지역의 성장률은 연평균 약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시장 확대에 대응해 고부가 전선 소재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2031년까지 고부가 전략제품 비중을 2025년 대비 최소 4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제품보다 높은 온도에서 운전할 수 있는 90도급 HVDC 케이블 소재를 개발해 고객사와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재활용 원료를 50% 적용한 케이블 피복 소재를 상용화했으며, 사용 후 전선의 절연재를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도 확대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 법인 '한화케이블솔루션스'를 설립하고 유럽 전선 제조사와 전력 인프라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술 지원과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카를로 스칼라타 한화솔루션 W&C 부문장은 "AI와 전기화,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고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차세대 전력 인프라를 위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고부가 전선 소재 사업을 한화솔루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