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드스터.[사진=테슬라][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테슬라가 하늘을 날고 공중에서 회전하는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접목해 자동차가 지면을 벗어나 비행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2017년 첫 공개 이후 출시가 거듭 연기됐던 로드스터는 2028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시설에서 2세대 로드스터 공개 행사를 열고 차량의 비행 성능을 시연했다. 행사에서는 로드스터가 원형 경사로를 따라 올라간 뒤 차체가 뒤집힌 상태에서 추진기를 작동해 지상에 착륙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대형 트럭을 포함한 차량 5대를 향해 달리던 로드스터가 고압의 공기를 분사하며 공중으로 도약했다. 차량들을 뛰어넘은 뒤 다시 지면에 착륙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일반적인 스포츠카의 가속 성능을 넘어 자동차 자체가 공중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동차에는 자세 제어용 추진기와 후방의 주 추진기가 장착돼 있어 로켓처럼 비행할 수 있다"며 "공중에서 회전하거나 곡예비행을 하는 등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스페이스X 로켓 기술 적용…10개 노즐로 공중 비행
테슬라 로드스터 시연 장면.[사진=테슬라 공식 유튜브]로드스터의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응용한 압축공기 추진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자동차가 바퀴의 회전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것과 달리 고압의 공기를 분사할 때 발생하는 반작용으로 차체를 들어 올리거나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다.
차량에는 총 600리터 용량의 고압 공기 저장 장치 2개가 탑재됐다. 약 250㎏의 공기를 저장할 수 있으며 10개의 노즐을 통해 공기를 분사한다. 후방에 설치된 추진기 4개에서는 음속보다 빠른 기류가 배출되며 전체 추진 시스템의 추력은 80킬로뉴턴(kN)을 넘는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는 "첨단 초고압 공기탱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특수 추진제가 필요하지 않다"며 "차량이 자체적으로 공기탱크를 다시 충전해 원할 때마다 공중으로 떠오르고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면을 달릴 때는 차체 하부에 설치된 흡입 팬이 접지력을 높인다. 팬이 차량을 노면 방향으로 끌어당겨 고속 주행과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코너링 과정에서 중력가속도의 2배가 넘는 횡가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체는 주행 상황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모드와 차체를 노면에 강하게 밀착시키는 고다운포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후방 날개도 주행 상황에 맞춰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차량은 2인승으로 설계됐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좌석을 차체 구조와 일체형으로 제작했으며 운전대와 바퀴를 기계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전기 신호로 조향하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도 적용했다.
◆ 제로백 1초 미만…2028년 생산 돌입
테슬라 로드스터 시연 장면.[사진=테슬라 공식 유튜브]가속 성능 역시 기존 스포츠카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는 로드스터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1초 미만에 도달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시연 도중 "당연히 1초의 벽을 깨야 한다"며 "실제 양산 차량은 지금보다 더 뛰어난 가속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턴의 운동 법칙을 언급하며 "힘을 키우고 질량을 줄이면 가속도가 높아진다"며 "차량에 탑승한 사람의 망막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 수준에서 한계까지 밀어붙이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속도 역시 시속 230마일(약 370㎞) 이상을 목표로 한다. 머스크 CEO는 향후 음속의 절반 수준에 도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극단적인 성능을 구현하는 만큼 안전성과 도로 주행 규제는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머스크 CEO는 "이 자동차가 반드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재미만큼은 10점 만점에 11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실제로 소유할 수 있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면서도 "모든 지역에서 이러한 기능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로드스터는 테슬라가 2017년 처음 공개한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다. 당시 2020년 생산을 예고했지만 일정이 여러 차례 연기되면서 실제 출시까지 약 9년을 기다리게 됐다. 최초 공개 당시에는 시속 97㎞까지 1.9초 가속과 최고속도 시속 402㎞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로드스터는 기존 전기 스포츠카의 주행 성능에 항공우주 기술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다만 이날 테슬라는 구체적인 판매 가격과 생산 규모·최종 주행거리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이 자동차는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이 될 것"이라며 "2028년 생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테슬라 로드스터.[사진=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