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멸시효 완성 예상 인원 2355명
공단, 우편·문자 안내에도 자동지급은 없어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해 돌려받아야 할 보험료 반환일시금을 가입자가 직접 청구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지나 권리가 소멸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 공단이 대상자와 금액, 시효 만료일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음에도 현행 '신청주의' 원칙만 고수하면서 가입자들의 소중한 자산이 기금 여유자금으로 귀속되는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반환금 1829억원 미청구…6만5000명 넘어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반환일시금 지급 사유(연금 수급 연령 도달 등)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총 6만5527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공단이 지급하지 않고 보유 중인 미반환일시금 총액은 1829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정해진 이자를 더해 '반환일시금' 형태로 지급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당사자가 직접 청구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는 '신청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연락처 변경 등으로 이를 찾아가지 못하는 가입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년 지나면 기금 귀속… 내년만 2355명 권리 소멸
문제는 반환 사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청구하지 않을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가입자의 수급권이 완전히 소멸한다는 점이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지급되지 않은 반환금은 국민연금 기금의 '여유자금'으로 최종 귀속된다.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가입자는 2024년 764명, 2025년 946명, 2026년 상반기에만 646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나아가 내년 한 해 동안 10년 소멸시효가 만료되는 가입자는 2355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찾아가지 못해 기금 여유자금으로 소멸할 금액은 총 40억19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약 171만원꼴이다.
"신청주의 아닌 방치"…자동지급 검토 요구
이처럼 소멸시효 만료로 인한 수급권 상실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공단의 소극적인 행정 처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우편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청구 안내를 진행하고 있으나, 계좌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자동으로 반환금을 입금해 주는 자동지급 제도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보험료를 걷을 때는 자동이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납하면서 돌려줄 때는 가입자의 청구만 기다리는 것은 '신청주의'가 아닌 '방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받을 사람과 금액, 소멸시효 만료일까지 공단이 파악하고 있는 만큼,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의 권리를 소멸시키는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내년 시효 만료 예정자에 대한 적극적 안내와 자동지급 대상 편입 검토를 요구했으며, 향후 공단의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