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5대 뛰어넘고 공중제비…스페이스X 로켓 기술 적용
시속 97km까지 단 0.81초…2028년 양산 목표
테슬라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 ⓒ 테슬라 제공테슬라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접목한 신형 '로드스터'다. 9년간 출시가 미뤄졌던 하늘을 나는 차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상용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2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공중 비행과 곡예 주행을 시연했다. 현장에는 머스크 CEO와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차량 5대를 한 번에 뛰어넘는 시연이었다. 로드스터는 대형 트럭을 포함해 일렬로 세워진 차량들을 향해 빠르게 달리다가 차체에 장착된 추진기에서 고압의 공기를 분사하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이후 차량들을 뛰어넘어 반대편 지면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테슬라는 이 기술을 스케이트보드 묘기에서 따온 '킥플립(Kickflip)'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진행된 시연에서는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가파른 원형 트랙을 타고 올라가 차체가 거꾸로 뒤집힌 상태를 유지했다. 이어 트랙에서 떨어져 나온 차량은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잡은 뒤 지상에 착륙했다. 두 시연 모두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머스크 CEO는 시연에 앞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재미는 100%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후 차량이 공중 곡예에 성공하자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현실"이라며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보다 뛰어난 차를 만들기 위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로드스터 시연 장면 ⓒ 테슬라 SNS로드스터가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는 비결은 스페이스X의 항공우주 기술을 응용한 압축공기 추진 시스템에 있다. 차체 내부에 저장된 고압의 공기를 여러 노즐로 분사해 발생하는 반작용으로 차량을 들어 올리거나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다.
차량 하부에는 강력한 흡입 팬도 설치됐다. 팬이 차체를 노면에 밀착시켜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차체가 뒤집힌 상태에서도 트랙에 붙어 있을 수 있다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가속 성능도 기존 스포츠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로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km)까지 도달하는 데 0.81초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가속 성능을 나타내는 '제로백'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달성한 셈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370km 이상이며, 머스크 CEO는 향후 음속의 절반인 마하 0.5 수준까지 도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로드스터는 기존 모델과 외관도 크게 달라졌다. 2017년 처음 선보였던 곡선 중심의 디자인 대신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연상시키는 각진 형태를 채택했다. 차량 뒤쪽에는 고속 주행 시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가변형 날개도 장착됐다.
관건은 실제 판매 시점이다. 테슬라는 2017년 2세대 로드스터를 처음 공개하면서 2020년 생산을 예고했다. 당시 예약금으로 5만 달러를 받았지만 출시 일정이 거듭 연기되면서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비자에게 차량을 인도하지 못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행사에서 로드스터를 2028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판매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에서는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넘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서 공중 비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압축공기 추진기를 이용한 짧은 도약과 장거리 비행은 기술적으로 차이가 크다. 이날 시연에서도 안정적인 장거리 수평 비행 능력은 입증되지 않았다. 머스크 CEO 역시 로드스터의 모든 기능을 일반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