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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채가 전부인데 어쩌나"…노후 생활비 만들 방법은

요약
  •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노인들이 보유한 주택을 활용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특히 주택 규모를 줄여 발생한 차액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정부 프로그램과 주택연금 활용 방안을 제시하며, 의료 인프라 접근성을 고려한 주거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집코노미 2026 강연
"집 한 채, 노후소득으로 바꿔야"
"취약층 사후지원 넘어 중산층 예방형 주거정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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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노인은 집은 있는데 돈이 없습니다. 노인들이 가진 자산인 주택을 활용해야 합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집코노미 박람회 2026’에서 ‘초고령사회, 노인 주거 여건과 정책 재구조화’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노후 소득을 보완하려면 근로소득과 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노인이 보유한 주택을 활용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부동산 전시회 '집코노미 박람회 2026' 행사에서 '시니어주택 세미나'에서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문경덕 기자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부동산 전시회 '집코노미 박람회 2026' 행사에서 '시니어주택 세미나'에서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문경덕 기자박 연구위원은 노후 소득 구조의 취약성을 짚었다. 국민연금이 자리 잡기 전 사회생활을 한 세대가 은퇴하면서 상당수 노인이 생계를 위해 일을 놓지 못하고 있다. 65세 이상 취업자에게 일하는 이유를 물으면 77.9%가 생계비 마련을 꼽았다. 그는 “80세가 넘도록 일해서 소득을 메울 수 있느냐, 모자란 것을 국가가 다 채울 수 있느냐 하면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노인들이 가진 또 다른 자산인 주택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속도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은 지난해 고령화율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5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39.4%로 홍콩에 이어 세계 두 번째가 될 전망이다. 65세 이상 고령자만 사는 가구는 지난해 431만3000가구로 1년 새 7.6% 늘었다. 그는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책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근로소득과 공적연금, 자녀 용돈 등 사적 금융지원에 의존해온 기존 노후 소득 구조에 주택을 새로운 축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집을 줄여 생긴 차액을 연금으로 바꿔주는 정부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근거는 노인가구의 독특한 소득·자산 분포다. 국토교통부 2022년 주거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소득은 하위 40%지만 자산은 중간 수준인 ‘저소득·중자산’ 노인가구가 29.3%(142만5000가구)였다. 전체 가구에서 이 비중은 11.6%에 그쳤다. 소득은 낮지만 자산은 상위 20%에 드는 ‘저소득·고자산’ 노인가구도 10.2%였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이 비중이 18.1%에 달했다. 반면 전체 가구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소득·중자산층은 노인가구에서 9.6%로 절반 수준이었다. 소득은 부족하지만 자산 대부분이 집 한 채에 묶여 있는 노인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주택을 줄여 현금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조사에서 노인 58.3%가 집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주택 규모를 줄여 2억원 안팎의 차액이 생긴다면 옮길 의향이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기존 주택을 팔고 작은 공공주택으로 옮기는 고령자에게 최대 3만싱가포르달러를 지급하는 ‘실버 하우징 보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그 차액을 한 번에 쓰는 게 아니라 연금으로 바꿔 평생 매달 받도록 하는 정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연금을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을 팔고 새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이 다운사이징의 걸림돌인 만큼 이런 마찰 비용을 줄여주는 지원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주택연금에 대해서는 “소득 하위 그룹을 중간 소득 그룹으로 옮기는 장치”라고 규정했다. 주택이라는 자산을 일부 현금화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소득이 가장 낮은 노인이 많이 거주하는 비수도권 가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제안도 내놨다.주택을 줄인 뒤 어디에서 살 것인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인구감소지역에 노인 단지가 생기면 옮기겠느냐고 묻자 긍정적인 답도 나왔지만, 실제 선호 지역은 산 좋고 물 좋은 한적한 시골이 아니었다. 기존에 살던 곳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대도시 인근을 선호했다. 박 연구위원은 “병원 같은 인프라 접근성을 가장 높여야 성공할 것”이라며 “노인만 모여 사는 단지보다 여러 세대가 섞여 사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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