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알아흐람 대모스크에서 2025년 3월 12일 라마단 기간 움라(소순례)를 위해 모인 무슬림들의 모습. [게티이미지][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인 메카의 모스크 안에서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방글라데시 국적 남녀 2명이 사형됐다.
16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걸프 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내무부는 지난 14일 메카 지역에서 나즈룰 이슬람 압둘 바시르와 시티 아크타르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메카의 한 모스크 안에서 부도덕하고 음란한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수사를 거쳐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두 사람의 행위가 중대하고 모스크의 신성함을 훼손했다며 이들에게 타지르(Ta’zir)에 따른 사형을 선고했다. 타지르는 이슬람 법체계에서 범죄의 성격과 상황 등을 고려해 형벌을 정하는 재량형이다.
내무부에 따르면 해당 판결은 사법 당국의 심사를 거쳐 확정됐으며, 이후 왕명에 따라 이슬람 율법에 근거해 사형이 집행됐다.
내무부는 이번 집행이 모스크의 신성함과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치안 유지와 법 집행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유사한 행위를 저지를 경우에도 이슬람 율법에 따른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주재 방글라데시 영사관 관계자는 현지 매체 프로톰 알로에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사형 집행에 대한 사전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사관은 언론 보도를 통해 집행 사실을 알게 됐으며, 지난 15일 사우디 외무부에 사건 경위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 당사국이다. 협약 제36조는 외국인이 체포·구금될 경우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지체 없이 해당 국가의 영사관에 체포·구금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방글라데시 외교부 관계자들은 자국민 2명이 체포된 뒤 이처럼 신속하게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변호인 측도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