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 살인
」
뜨거운 사랑과 추악한 집착은 때로 한 끗 차이다. 그 아슬아슬한 선을 넘어서는 순간, 사랑은 광기가 된다. 또는 공포가 되고, 범죄가 되는 것을 우리는 무수히 목격해 왔다.
‘무엇을 잡으려 발버둥쳤고 무엇 때문에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간 것일까.’
「
#1. 2018년 10월 21일, 모텔 505호
」
모텔방 사진.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중앙포토 똑, 똑, 똑.
액체가 관을 타고 떨어지는 소리. 고개를 돌리자 링거대가 보인다. 가늘고 투명한 줄이 침대 위, 그의 팔로 이어져 있다. 약물이 그의 혈관 속으로 스며든다.
" “자기야.” "
그를 불러본다. 손을 뻗어 흔들어도 보았지만 반응이 없다. 정말 그렇게 되고 만 걸까.
여자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른 뒤 협탁 위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몇 개의 숫자와 낱말을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누른 지 얼마나 지났을까. 쾅쾅쾅—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누구 계십니까? 119입니다. 문 개방하겠습니다!”
문이 부서지듯 열렸다. 잠시 후, 구급차 안의 요란한 경적 소리가 한산한 일요일 새벽 도심을 가르며 응급실로 향했다.
“여기, DI 환자입니다!!”
DI. 급성 약물 중독. 들것 위에 실려 있는 건 서른 한 살의 젊은 여성이었다.
“환자 분, 제 말 들리세요? 눈 좀 떠보세요.”
의사가 뺨을 두드리자 그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힘겹게 눈을 뜬 여자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곤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왜, 왜 날 살렸어… 죽게 내버려 뒀어야지!! 그 사람 없이 난 못 살아요.”
이 여자에겐, 그리고 그 방 안에 함께 있었던 남자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2. 첫 만남
」 그들이 만난 건 1년 전.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우연히 자리를 함께하게 된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무섭게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매일 밤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고, 만난 지 몇 달 만에 결혼 이야기가 오갔다. 남자의 부모님을 처음 만난 날, 여자는 큼직한 가방에서 수액 팩을 꺼내 들었다.
“어머님 아버님, 놔드리려고 제가 특별히 챙겨왔어요. 피로도 싹 풀리고 면역력에도 좋은 약이에요.”
철민씨의 부모님은 간호조무사였던 아들의 여자친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드디어 우리 아들도 참한 짝을 만났구나’ 흐뭇해하던 그땐 얼마 뒤 닥칠 비극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 “아드님이 사망하셨습니다.” "
일요일 오후 갑작스럽게 날아든 비보. 여자친구랑 저녁을 먹고 오겠다며 나간 아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 서른 살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에 빠져 있던 유족에게 경찰이 건넨 다음 말은 더 믿기지 않는 내용이었다.
“김철민(가명)씨가 사망한 모텔 방 안에서 약병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30~40병 정도. 아드님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우리 아들이요?”
“네. 아드님과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친구 분의 증언입니다.”
「
#3. 13만원의 진실
」 10월 19일 저녁, 철민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에 갔다가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친구 집에서 잤다. 다음 날 아침, 친구의 작업복을 빌려 입고 출근했다.
‘옷은 내일이나 모레 돌려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내일을 이야기하던 사람이 여자친구와 동반 자살을 시도했을 리가 없다는 게 친구들의 주장이었다.
철민씨가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던 그날 밤, 여자친구 박씨 역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2018년 10월 19일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박씨는 휴대전화로 검색어를 쉴 새 없이 입력했다. 검색어는 ‘계좌이체’ ‘13만원 계좌이체’ ‘남친이 13만원 계좌이체’ 같은 기이한 문구들이었다. 대체 뭘 찾고 있었던 걸까?
(계속)
“그 피 같은 돈으로 그런 짓을 해? 용서 못 해.”
남자친구가 자신을 배신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던 박씨. 뜬눈으로 밤을 새운 그는 10월 20일 새벽녘에 이르러 기이한 단어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죽음’ ‘유서’ ‘뇌사’.
새벽 내내 섬뜩한 단어들을 검색하며 링거 살인을 저지른 박씨에게는 아무도 몰랐던 또 다른 비밀이 있었다.
“우리 딸은 결혼할 남자가 따로 있어요. 이미 같이 살고 있는데…”
간호조무사의 끔찍한 링거 살인 전말과 동거남의 충격 정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4384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파나메라 사준 아내의 자살…“제수씨 비밀 알아?” 충격 전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5036
생후 70일 아기와 납치된 엄마…야산서 솟은 손가락이 남긴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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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다음 날 처남 죽였다…아내가 본 남편의 ‘끔찍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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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호스를 뽑아 딸을 죽였다, 아버지는 알고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2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