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블랫 “4F² 셀 오히려 34% 클 수도”
AP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D램 메모리 시장에 도전장을 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3분기 실적 급증을 예고했다.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함께 내놓으며 시장 신뢰 다지기에 나섰다. 중국 과창판일보, 제일재경 등은 17일(현지시간) CXMT가 전날 실적 예고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을 1147억~1197억 위안(약 22조9000억~23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9~619%, 직전 2분기보다 15~20% 늘어난 수치다.
3분기 순이익(모회사 주주 귀속 기준)은 533억9500만~548억9500만 위안(약 10조6000억~10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직전 2분기 순이익인 528억4300만 위안(약 10조5000억원)보다는 1.0~3.8%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650억~2700억 위안(약 53조~5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1~3분기 매출(321억 위안)보다 725~741%가량 불어난 규모다. CXMT의 지난해 1∼3분기 순손실은 53억 위안(약 1조원)이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1310억~1325억 위안(약 26조2000억~26조5000억원)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급증의 배경으로는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이 꼽힌다. CXMT 측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AI 연산력(컴퓨팅파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세계적으로 D램 산업 경기가 올라가면서 제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CXMT가 생산능력 건설, 제품 연구개발(R&D), 공정 기술 업그레이드를 안정적으로 추진해 웨이퍼당 산출량과 생산능력 이용률을 한층 제고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예고와 같은 날 주이밍 CXMT 회장은 자기자본이나 자체 조달을 통해 10억~20억 위안(약 2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을 회사 측에 제안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과창판(커촹반) 상장사들의 기존 자사주 매입 규모가 통상 2억~8억 위안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CXMT의 이번 발표는 경영진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재 CXMT 주식 가운데 자유롭게 거래 가능한 비중이 6%대에 불과한데 20억 위안 규모 자사주 매입 시 현 유통물량의 1% 가까이를 사들이게 되는 만큼 유통물량이 더욱 줄고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CXMT 측은 자사주 매입 제안이 회사 발전에 대한 자신감 등에 따른 것이라며, 투자자 이익 보호와 신뢰 증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CXMT가 최근 데이터 저장 단위(셀) 면적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차세대 ‘4F스퀘어’(4F²) 구조의 서버용 D램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예고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주가가 급락한 것을 두고 월가에서는 과도한 공포라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월가 증권사 로젠블랫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시장이 CXMT의 구조 발표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오히려 CXMT의 공정 수준을 고려하면 4F² 셀이 경쟁사 기존 제품(6F²)보다 약 34% 클 수 있어 ‘종이호랑이’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조던 클라인 미즈호 기술·미디어·통신(TMT) 전문가도 보고서에서 CXMT가 전체 사양과 검증된 수율 등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연말 제품 공개는 삼성전자의 2028년 양산 목표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인베스팅닷컴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