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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번 제대로 닦았는데…” 당신의 치아가 망가진 이유는?

요약
  • 허석모 전북대 교수는 과도한 칫솔질 압력이 치아 마모와 잇몸 퇴축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경고했다.
  • 치아와 잇몸 상태에 맞는 칫솔을 구분해 사용하고, 무작정 세게 닦기보다 하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3단계 집중 루틴을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허석모 전북대 교수가 전하는 ‘올바른 양치질’
치아 손상의 핵심은 ‘압력’
국민일보DB 국민일보DB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양치질의 정석이다. 여기에 잇몸을 보호하겠다며 부드러운 ‘미세모’ 칫솔로 거품이 일도록 문질러야 개운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매일 빠짐없이, 심지어 ‘열심히’ 하는 양치 습관이 정작 치아를 깎아내고 잇몸을 주저앉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치아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강박이 만드는 ‘양치질의 역설’이다.

허석모 전북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최근 국민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양치 횟수나 속도보다 칫솔질에 가해지는 ‘압력’이 치아 손상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칫솔질을 빨리 하는 것은 상관 없지만 빠르게 닦다 보면 자연스럽게 힘도 세게 주게 돼 치아가 패이는 젊은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구강보건의 날(6월 9일)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8일 서울 거여동 송파보건지소에서 관내 유치원 원생들이 올바른 양치 교육을 받고 있다. 송파구 제공 구강보건의 날(6월 9일)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8일 서울 거여동 송파보건지소에서 관내 유치원 원생들이 올바른 양치 교육을 받고 있다. 송파구 제공 단순한 추정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허 교수는 금오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준영 교수팀과 협업해 칫솔질 강도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압력이 강해질수록 치아 마모와 잇몸 패임이 급격히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운함을 얻고자 무심코 가한 힘이 내 손으로 내 치아를 깎아내리는 셈이다.

잇몸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하는 ‘미세모’ 칫솔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허 교수에 따르면 미세모는 본래 잇몸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치아에 끼는 치태(플라그)를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치아 모형. 뉴시스 치아 모형. 뉴시스 그는 “미세모로 치태가 잘 제거되지 않으니 무의식적으로 힘을 줘 박박 닦게 되고, 이로 인해 잇몸이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치태를 닦아내야 하는 어금니 표면 등은 일반모(중강도)로, 약한 잇몸은 미세모로 닦는 등 치아와 잇몸 상태에 따라 2개의 칫솔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치주 질환 전문가인 허 교수 본인조차 과거 치과대학에서 배운 정석인 ‘바스 테크닉(치아와 잇몸 경계에 칫솔을 대고 진동을 준 뒤 쓸어 올리는 방식)’을 칫솔 하나로 너무 강하게 구사하다 치아가 패였다고 털어놨다.

잘못된 양치법 외에도 생활 습관이 치아 마모를 부추기는 경우도 많다. 허 교수는 잇몸 퇴축과 치아 패임의 원인으로 잘못된 양치질, 탄산음료 등 산성 물질 섭취, 깍두기나 오징어·육포 등 질긴 음식을 씹는 식습관 및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중 이갈이를 꼽았다.

국민일보DB 국민일보DB 만약 양치 중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단순 음식물 끼임 등으로 인한 출혈은 칫솔과 치간 칫솔을 적절히 사용하면 3~4일 내에 호전되지만, 그 이상 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잇몸뼈(치조골)가 녹아내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치과 방문이 필수다. 

허 교수는 “치주 질환은 소리 없이 악화해 뼈가 확 녹을 때까지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무섭다”며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결국 치아를 잃지 않으려면 무작정 세게, 자주 닦아야 한다는 강박부터 버려야 한다. 허 교수가 최근 펴낸 ‘백년양치질’(소리내)에서 무의미한 횟수 채우기 대신 ‘하루 한 번 제대로’ 닦는 습관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치아 표면(치아 양치질)과 치아 사이(치간 양치질), 잇몸선(치주 양치질)을 전용 도구로 아우르는 3단계 집중 루틴을 실천하는 것이 평생 건강한 잇몸을 유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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