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인건비 1조1천억원에 국비 지원 800억원 주장…유족들 안전 투자·시스템 개선 요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7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논란을 빚은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표현상의 실수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추 지사는 17일 오후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소방관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마음을 다해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소방위는 전날 부천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순직했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설명하던 중 소방 관련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소방공무원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소방관들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추 지사는 해당 발언이 소방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를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정감사 당시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다가 소방 관련 질의가 나왔다”며 “소방 인건비가 약 1조1천억원에 달하지만 정부 지원은 800억원에 불과해 재정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 인력이 대폭 늘어나는 가운데 증원 인력의 약 40%인 3천200명이 경기소방에 배정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을 행정안전부에 전달하고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라는 점을 인정한다”며 “전체 발언의 맥락을 보면 소방관을 비하하려는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방공무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표현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부천 화재 현장에서 취재진의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당시 화재 현장에서도 사과 발언을 요구받았지만 그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묻지 말아 달라고 한 것”이라며 “사과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추 지사는 빈소에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유족들은 이 자리에서 소방대원들이 안전하게 현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조·지휘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방 안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추 지사는 고인의 희생에 걸맞은 예우를 갖추고 장례 절차와 유족 지원에도 도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 소방위는 16일 오전 8시 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선착대로 투입됐다가 현장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화재로 김 소방위를 포함해 모두 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김 소방위 외에 다른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고인의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오는 19일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