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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0년, '오징어 게임' 같은 홈런만 필요한 건 아니다

요약
  •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오징어 게임' 같은 대형 흥행작 외에 전체 작품의 고른 화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 넷플릭스는 스릴러 등 강점 장르를 넘어 다양한 시청층을 공략할 수 있는 꾸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원순우의 데이터로 보는 콘텐츠] 넷플릭스 대한민국 진출 10주년 기획 ▲ 2026년 1월21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 (Next on Netflix 2026 Korea)'가 열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 2026년 1월21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 (Next on Netflix 2026 Korea)'가 열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됐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에 달고나 게임을 알렸고, '더 글로리'는 복수극 열풍을 이끌었다. 넷플릭스는 OTT 오리지널 드라마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 왔고, 지금도 해마다 화제작을 내놓는다. 하지만 공개하는 작품이 늘어나는 만큼 시청자가 기억하는 작품도 늘고 있을까. 지난 몇 년의 화제성 지표는 이 질문을 던지게 한다.

시청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지를 보여준다면, 화제성은 사람들이 작품을 얼마나 이야기하고, 검색하고, 공유하는지를 살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TV 드라마와 OTT 오리지널 드라마를 대상으로 뉴스, 커뮤니티·블로그·카페, 동영상 플랫폼, SNS 반응을 분석한다. 드라마를 본 뒤 유튜브에서 명장면을 찾아보고 SNS에서 감상을 나누는 요즘의 시청 문화를 들여다보는 지표다.

2021년 '오징어 게임'은 14만2997점이라는 압도적인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후 '마이 네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수리남', '마스크걸', '살인자ㅇ난감' 등도 큰 관심을 모았다. 넷플릭스는 분명 큰 홈런을 칠 줄 아는 플랫폼이었다. 다만 몇 편의 대박만으로 전체 작품의 경쟁력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 OTT 연도별 편당 평균 화제성 점수. 그래프=원순우 제공 ▲ OTT 연도별 편당 평균 화제성 점수. 그래프=원순우 제공편당 평균 화제성의 흐름을 보면 대형 흥행작 뒤에 가려진 변화가 드러난다.

넷플릭스의 작품당 평균 화제성은 2021년 3만2464.5점에서 2022년 1만7375.8점, 2023년 1만2516.6점, 2024년 9585.4점으로 낮아졌다. 이 기간에도 '더 글로리'와 '오징어 게임 시즌2' 같은 화제작은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작품에 관심이 쏠리는 동안 다른 작품들은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다. 식당에 비유하면 간판 메뉴는 유명하지만, 새로 내놓은 메뉴까지 손님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 셈이다.

2025년에는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 '폭싹 속았수다', '중증외상센터', '다 이루어질지니' 등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주목받으면서 평균 화제성이 1만8652.4점으로 올라섰다.

▲ 넷플릭스 2026 작품 라인업. 사진=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2026 작품 라인업. 사진=넷플릭스 제공2026년 집계 시점에는 넷플릭스가 1만3576.3점, 티빙이 2만4580.3점을 기록했다. 다만 넷플릭스 13편과 티빙 3편을 비교한 수치이고, 연간 확정치도 아니다. 이 숫자만으로 티빙이 완전히 앞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경쟁 OTT의 작품들이 넷플릭스 못지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넷플릭스의 강점과 변화는 장르별 작품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장르별 OTT 오리지널 드라마 편수 (중복 포함). 표=원순우 제공 ▲ 장르별 OTT 오리지널 드라마 편수 (중복 포함). 표=원순우 제공스릴러는 전체 OTT 66편 가운데 넷플릭스가 32편(48.5%)을 차지한다. 미스터리는 64편 중 23편, 복수극은 27편 중 16편, 고스트·괴물 장르는 15편 중 12편이다. '마이 네임', '수리남', '마스크걸', '살인자ㅇ난감', '사냥개들'의 범죄·스릴러, '더 글로리'의 복수극,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의 괴물·초자연 이야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운 숫자다. 넷플릭스는 이런 장르에서 강점을 쌓아 왔다. 이제 과제는 그 강점을 지키면서 더 다양한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7만5480점의 화제성을 기록한 2025년 '폭싹 속았수다'의 성공은 눈에 띈다. '다 이루어질지니', '중증외상센터', '약한영웅 Class 2'까지 함께 보면 가족 이야기부터 판타지 로맨스, 의료물, 청춘 액션까지 관심의 폭이 넓어졌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두나!', '멜로무비' 역시 넷플릭스가 스릴러 밖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시도해 왔음을 보여준다.

반면 2026년 집계 시점에는 '참교육'을 제외하면 폭넓은 시청층의 관심을 모은 오리지널 흥행작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K-드라마의 화제성 상위권을 보면 1위는 '멋진 신세계', 2위는 '참교육'이다. 그 뒤로 '포핸즈', '김부장', 집계 당시 방송 중인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이름을 올렸다. 아래 표에 제시된 9편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참교육'과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두 편이다. TV 드라마들이 넷플릭스의 볼거리와 화제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오리지널 작품의 존재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 넷플릭스 공개 K-드라마 화제성 상위권 (2026년 집계 시점). 표=원순우 제공 ▲ 넷플릭스 공개 K-드라마 화제성 상위권 (2026년 집계 시점). 표=원순우 제공넷플릭스의 지난 10년은 대형 흥행작이 시장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줬다. 동시에 몇 편의 성공과 전체 작품의 고른 경쟁력은 별개의 과제라는 사실도 드러냈다. 2025년의 반등은 장르와 시청층을 넓히는 시도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10년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오징어 게임'을 기다리는 일만은 아니다. 큰 홈런과 함께, 시청자가 꾸준히 찾아보고 이야기할 "안타성 작품"을 여러 편 만들어야 한다. 한 작품이 끝난 뒤에도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넷플릭스가 앞으로 쌓아야 할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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