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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30만원인 줄 알았는데···” 여행객 짜증 폭발시키는 추가 요금 정체는?

요약
  • 항공권과 숙박 예약 시 기본 운임 외에 좌석 지정, 수하물, 시설 이용료 등이 추가로 부과되는 '정크 수수료'가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 항공사와 숙박 플랫폼은 분리 가격 책정이나 다크패턴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최종 결제 금액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좌석 지정·수하물·기내식까지 별도 결제
항공권 부가 서비스 수익 연 134조원 넘어
호텔, 수영장 이용에 추가 요금 부담 사례도
항공권 검색창에 뜬 가격은 30만원대. 저렴한 표를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결제 단계에 들어가면 좌석 지정료와 수하물 요금이 차례로 붙는다. 기내에서 먹을 음식까지 미리 주문하려면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 호텔도 다르지 않다. 수영장과 스파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현장에 도착해서야 시설 이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숙박비를 지불했지만 수영장 이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든가, 세금이나 수수료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다. 결제 마지막 단계나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마주하는 것, 해외에서는 이를 ‘정크 수수료(junk fees·불필요하거나 불투명한 추가 요금)’라고 말한다.

좌석도, 짐도, 기내식도 따로…항공권의 ‘옵션 장사’

대한항공 기내식. 대한항공 기내식.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최근 항공권의 부가 서비스 요금이 여행객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좌석 지정과 수하물, 음식과 음료처럼 과거에는 기본 운임에 포함되던 서비스가 별도 요금으로 분리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업계 자료를 인용해 항공사들의 부가 서비스 수익이 연간 1000억달러(약 134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항공권 가격을 낮게 제시한 뒤 승객이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하는 ‘분리 가격 책정’이 확산하면서 부가 서비스가 항공사의 중요한 수익원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수하물이나 좌석을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방식 자체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짐이 없는 여행객은 더 저렴한 표를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서비스에만 돈을 낼 수도 있다. 문제는 기본 운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최종적으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유럽소비자기구(BEUC)는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서 항공권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각종 부가 요금이 소비자의 실제 부담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기본 운임에는 작은 가방 하나만 포함하고 기내에 들고 타는 수하물이나 좌석 지정에는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항공권 가격에서 기본 서비스가 하나씩 빠지고, 남은 서비스에는 별도 요금이 붙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2026년 발표한 항공업계 경쟁 관련 보고서에서 과거 기본 운임에 포함됐던 위탁 수하물과 좌석 선택, 기내 음식·음료, 와이파이 등이 별도 부가 요금으로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기본 운임만 비교하면 실제 여행객이 부담하는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가 요금과 서비스 축소가 나란히 나타나고 있다. 경제매체 배런스(Barron‘s)는 지난 5월 항공사들이 수하물과 좌석 지정 등 부가 요금을 올리는 가운데 델타항공이 일부 단거리 노선의 기내 음료·간식 서비스를 축소한다고 보도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늘고 있지만, 서비스의 질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수영장 보고 예약했는데…“숙박비에 리조트 이용료는 포함 안 돼”

호텔 수영장 이미지. 프리픽 호텔 수영장 이미지. 프리픽

숙박시설에서는 객실 요금 외에 붙는 리조트 이용료가 대표적인 불만 사례로 꼽힌다. 수영장이나 스파 등 시설을 홍보하면서 실제 이용료는 눈에 잘 띄지 않게 안내하거나, 예약을 마친 뒤 추가 비용을 알게 되는 경우다.

가디언은 지난 6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휴가를 보낸 한 영국인 부부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부부는 올인클루시브(숙박과 식사 등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방식) 상품으로 일주일 여행을 예약하면서 2150파운드(약 382만원)를 지불했다. 숙소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수영장과 스파 시설이었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자 실내 온수 수영장 이용료는 1인당 1시간에 24파운드, 자쿠지 이용료는 20분에 24파운드, 하맘(전통 증기 목욕 시설)은 20분에 16파운드라는 안내를 받았다. 부부가 실내 시설을 매일 이용하면 추가 비용이 약 350파운드(약 62만원)에 달했다.

국내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023년 글로벌 숙박 예약 플랫폼 5곳의 한국어 홈페이지와 예약 절차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 5곳 가운데 4곳은 예약 첫 화면에 세금과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만 표시하고, 추가 요금이나 최종 결제 금액은 작은 글씨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제시했다. 소비자원은 이를 소비자가 실제 지급해야 할 최종 가격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다크패턴(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어렵게 하는 눈속임 설계)’ 문제로 지적했다.

올해 7월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아고다에 환불 조건과 변경 수수료, 추가 요금 등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문제로 24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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