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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아니야?” 고구마 단면에 생긴 하얀 반점들, 먹어도 될까

요약
  • 고구마 단면에 생기는 하얀 반점은 곰팡이가 아니라 고구마 자체 성분인 '야라핀'이 굳은 흔적일 수 있으므로 솜털 같은 곰팡이나 물러짐, 시큼한 냄새 등 부패 증상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통고구마는 냉장 보관 시 저온장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고구마를 사서 보관하다가 칼로 잘랐더니 일부 단면에 하얀 얼룩이나 반점이 보인다. 곰팡이가 핀 건지, 상한 건지 헷갈려 버릴까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고구마를 자른 뒤 나타나는 흰 흔적이 모두 곰팡이는 아니다. 고구마 자체에서 나온 유액이 굳어 생긴 흔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흰색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먹어도 된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흰 유액이 마른 흔적과 실제 곰팡이, 부패는 구분해야 한다.

자르자마자 배어 나오는 흰 액체, 정체는 ‘야라핀’

고구마를 자르면 단면, 특히 껍질과 가까운 부분에서 흰색 유액이 배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고구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야라핀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야라핀은 고구마에서 발견되는 수지 배당체의 일종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와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진이 공동 집필한 고구마 연구 자료를 보면, 고구마는 상처를 입으면 끈적한 유액을 자연스럽게 분비한다. 단면에서 이 물질이 마르기도 해 하얀 얼룩처럼 보이게 된다.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수확 관리 연구센터도 잘라 놓은 고구마에서 나오는 흰 물질이 수액이나 유액일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미생물 검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부패와 관련된 문제가 아닌지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고베생활협동조합 상품검사센터도 고구마의 절단면에서 나오는 흰 액체가 야라핀 또는 야라파 수지라고 설명했다. 이 액체를 그대로 두면 공기와 접촉하면서 검은 타르 같은 물질로 변할 수 있다. 수확이나 운송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통해 유액이 흘러나오면 고구마 껍질에 검은 흔적이 남기도 한다. 이런 흔적 자체는 고구마에 원래 존재하는 성분에서 비롯될 수 있다.

따라서 고구마를 자른 직후 흰 액체가 배어 나왔거나, 단면에 액체가 말라붙은 듯한 흔적이 보인다면 야라핀일 가능성이 있다. 흰 흔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곰팡이나 부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이유다.

흰 반점이면 무조건 먹어도 될까?

중요한 것은 흰색 자체가 아니라 고구마의 전체적인 상태다. 흰 부분이 얇고 건조하게 붙어 있고 고구마가 단단하며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야라핀이나 건조에 따른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해당 부분을 살펴보고 이상이 없다면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반면 흰 부분이 솜털처럼 보송보송하게 자라 있거나 주변으로 퍼져 있다면 곰팡이를 의심해야 한다. 표면이나 단면이 물컹하게 무르고, 시큼하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조직이 무너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도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농업기술지원센터는 고구마에 발생하는 무름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물기가 많고 물러지는 부패와 시큼한 냄새를 들었다. 감염이 진행되면 흰 곰팡이 균사가 나타날 수도 있다.

곰팡이인지 야라핀인지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다면 무조건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내부까지 물러졌거나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고구마는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단단한 부분만 잘라내면 언제나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껍질에 붙은 검은 자국도 야라핀일 수 있다

고구마를 살 때 껍질에 검은 꿀이나 타르처럼 보이는 물질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 역시 상처에서 흘러나온 야라핀이 공기와 접촉해 굳은 흔적일 수 있다. 일본 고베생활협동조합 상품검사센터는 이런 물질이 고구마 자체에서 나온 성분이라면 씻거나 해당 부분을 조금 깎아낸 뒤 조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검은 부위가 물렁물렁하거나 내부까지 부패한 것처럼 보인다면 먹지 않는 편이 낫다.

검은색이나 흰색 중 어느 한 가지 색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야라핀은 검게 굳을 수 있지만, 고구마에는 곰팡이나 병해로 인한 변색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색깔뿐 아니라 질감과 냄새, 변색 범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고구마, 냉장고에 넣어두면 괜찮을까?

고구마는 저온에 민감한 작물이다. 통고구마를 냉장고에 장기간 보관하면 저온장해가 생겨 단면이 검게 변하거나 조리한 뒤 중심부가 딱딱해지고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 클렘슨대 농업·산림·생명과학대학의 농업기술지원센터는 고구마를 고를 때 단단하고 상처가 없는 것을 선택하고, 통고구마는 냉장 보관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냉장고에 넣는 대신, 건조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다만 이미 자른 고구마는 통고구마와 보관 방법이 다르다. 절단면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건조와 변색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남은 부분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관 중 곰팡이가 생기거나 물러지고 냄새가 변했다면 먹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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