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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발 인플레이션, 美 전반으로 확산…연준 금리 결정 부담

요약
  •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항공료와 배송비 등 미국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며 연준의 통화정책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상황에서, 연준은 오는 27~28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동전쟁이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이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 제공=연준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 제공=연준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된 두 건의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으로 9월 항공료, 배송 서비스, 화물 운송 등 여러 항목의 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식료품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지난달 약 3년 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7~28일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이나 경제 전망에 대한 언급을 대체로 자제하면서도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올해 남은 회의에서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금 미리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 발표된 경제지표는 12월과 내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CPI 보고서에서는 연료비 상승의 영향이 항공료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약 22% 급등했고 배송 서비스 가격도 2022년 9월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 PPI 자료에서 화물 운송 서비스 가격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넘게 급등해 4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이번주 공개된 연준의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했다. 베이지북은 "유가 상승은 모든 지역의 보고서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며 "기업들은 경유 가격이 상승했다고 보고했고 유류 할증료를 통해 증가한 비용이 공급망 전반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네이비페더럴크레디트유니온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기업 물가의 모든 항목이 크게 상승했다"며 "기업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비용 상승분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높은 에너지 비용이 다른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다. 기업들은 비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다른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기업들은 가능한 경우 연료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 러스트올럼 등 페인트와 산업용 코팅제를 생산하는 RPM인터내셔널은 회계연도 1분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전액 가격에 반영했으며 2분기에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연료비와 운송비 상승이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식품 가격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CPI 기준 식료품 가격은 소고기, 돼지고기, 달걀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오히려 소폭 내렸다.

그러나 PPI 기준 식품 가격은 지난달 1.2% 오르며 다른 신호를 보냈다. 이는 향후 소매점 판매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사료 가격도 전월 대비 2.3% 급등해 2022년 초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6.6% 올랐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US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의 식품 항목을 보면 최근 몇 달간 상승률이 추세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식품 가격 상승 압력은 여전히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언젠가는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외의 요인들도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9월 PPI 보고서에서 도소매 무역 서비스 마진은 지난달 1.4% 상승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지표를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가늠하는 데 활용한다. 또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반도체와 건축 자재 수요 급증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운송비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정용 가구와 가전제품 등의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여서 에너지 가격이 소비재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릴 위험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베로니카 클라크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이 소비재 가격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AI 관련 수요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향후 두 차례의 CPI 보고서에서도 전월 대비 상승률이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크는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고 노동시장도 냉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이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을 일시적인 요인으로 보고 대응을 자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5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공급 충격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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