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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이문재 시인이 벼려낸 성찰의 화두를 독자 여러분과 나눕니다. 속도보다 여유를, 기계보다 사람을, 사람보다 생명과 환경을 향하는 시인 이문재의 깊은 발견이 담겨 있습니다. 한 번쯤 시를 소리 내어 읽고, ‘시작 노트’까지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두 돌 갓 지난 손녀가
유아용 자전거에 올라타려다
쿵, 하고 넘어졌다
으앙,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
할아버지가 다가가 안아주자
손녀 입에서 나온 목멘 소리
나, 자전거랑 싸웠어
할아버지 허허, 웃으며 혼잣말
그래, 싸우면서 크는 거라는 말
아니, 지면서 크는 거라는 말
만고의 진리다
[시작 노트]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인류학의 보고에 따르면 지역과 시대, 종족을 막론하고 전통문화는 조부모에서 손주로 이어진다. 젊은 부모는 생업에 주력하고 조부모는 양육을 도맡는다.
걸음마에서 말하기, 놀이, 예절과 의례는 물론 신화와 전설에 이르기까지 누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어제’가 조부모를 통해 손주의 ‘내일’로 이어진다. 노인의 역할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 유구한 전승 경로가 사라지고 있다. 노년 인구는 급증하고 젊은 층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해도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한다. 손주가 아예 없는 노인, 손주가 있어도 돌볼 수 없는 노인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1996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디지털 단말기 세례를 받고 자란 ‘인류 최초의 인류’다. 위험 회피와 ‘도파민 충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들에게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잘 안 넘어진다’는 삶의 기예를 어떻게 일러줘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생활
큰 싸움 [이문재의 발견]
요약
- 시인 이문재는 손녀의 일화를 통해 조부모를 통한 세대 간 문화 전승 경로가 단절되고 있는 현실을 짚어낸다.
-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Z세대의 특성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넘어지는 법'과 같은 삶의 기예를 전수하기가 어려워졌음을 강조한다.
유아용 자전거에 올라타려다
쿵, 하고 넘어졌다
으앙,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
할아버지가 다가가 안아주자
손녀 입에서 나온 목멘 소리
나, 자전거랑 싸웠어
할아버지 허허, 웃으며 혼잣말
그래, 싸우면서 크는 거라는 말
아니, 지면서 크는 거라는 말
만고의 진리다
[시작 노트]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인류학의 보고에 따르면 지역과 시대, 종족을 막론하고 전통문화는 조부모에서 손주로 이어진다. 젊은 부모는 생업에 주력하고 조부모는 양육을 도맡는다.
걸음마에서 말하기, 놀이, 예절과 의례는 물론 신화와 전설에 이르기까지 누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어제’가 조부모를 통해 손주의 ‘내일’로 이어진다. 노인의 역할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 유구한 전승 경로가 사라지고 있다. 노년 인구는 급증하고 젊은 층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해도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한다. 손주가 아예 없는 노인, 손주가 있어도 돌볼 수 없는 노인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1996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디지털 단말기 세례를 받고 자란 ‘인류 최초의 인류’다. 위험 회피와 ‘도파민 충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들에게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잘 안 넘어진다’는 삶의 기예를 어떻게 일러줘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키워드
이문재세대 간 전승Z세대과잉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