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부스터·바이오 소재 개발 속도…정부 AI 뷰티 지원 강화
◆…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이번 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의 판매 성과가 확대되는 가운데 물류비와 판매수수료 증가에 따른 수익성 부담도 부각됐다. 기업들은 기존 화장품을 넘어 의료미용과 바이오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정부도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화장품과 뷰티 서비스 육성에 나서면서 산업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과 동국제약 등 주요 브랜드들이 미국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에서 판매 실적을 늘렸지만 증권가에서는 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률 저하 가능성을 지적했다. 여기에 의료기기와 피부과학 기반 제품 개발이 이어지는 한편 대규모 뷰티 전시회와 정부 지원책을 통한 해외 판로 확대 움직임도 나타났다.
■ 아마존서 판매 확대…물류비·판매수수료에 수익성 부담
에이피알의 메디큐브와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가 미국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에서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해외 판매에 따른 비용 증가를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에이피알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아마존 '프라임 빅딜데이즈'에서 메디큐브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행사보다 약 85% 증가했다. 영국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서도 해당 행사에 처음 참가해 국가별 역대 최대 일매출을 기록했다.
행사 기간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4개국 아마존에서는 메디큐브가 전체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 제품 13개가 뷰티 부문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진입했다. 유럽에서도 국가별 평균 16개 이상의 제품이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동국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도 같은 행사에서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60도 샷 PDRN 리프팅 아이크림'은 미국 아마존 아이 트리트먼트 크림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마데카 크림 타임 리버스'와 '엑스퍼트 마데카 크림 액티브 리뉴 PDRN'도 페이스 모이스처라이저 부문에서 각각 8위와 17위에 올랐다.
다만 해외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비용 부담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3일 에이피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60% 하락한 2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증권사들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고 분석한 가운데 증시 전반의 하락세도 겹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의 3분기 매출이 7882억원으로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영업이익은 1781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약 200억원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도 유럽 판매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항공운임과 현지 물류비, 판매수수료 증가 등을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과 유럽의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는 가운데 현지 물류망 운영과 판매 관련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할 변수로 부각된 셈이다.
■ 화장품 넘어 스킨부스터까지…피부과학·바이오 소재 기술 확대
해외 판매 확대와 함께 화장품 기업들은 피부과학 기반 제품과 의료미용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넘어 의료기기와 새로운 화장품 원료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15일 메디큐브의 스킨부스터 제품 2종을 칠레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현지 의료진과 클리닉 관계자 등 약 300명을 초청한 사전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11월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연어 DNA에서 유래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소재 기반의 '에이지알(AGE-R)'과 '에이지알 플러스 G(AGE-R PLUS G)'다. 에이지알은 피부에 도포하는 점착성 투명 창상피복재이며 에이지알 플러스 G는 피하에 주입하는 조직 수복용 생체 재료로 제품별 사용 방식과 의료기기 분류가 다르다.
에이피알은 이를 위해 경기도 평택에 PN 소재 전문 생산시설인 '에이피알팩토리 제3캠퍼스'를 구축하고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칠레를 시작으로 인근 중남미 국가뿐 아니라 일본과 중동 등으로 공급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피부과학 기반의 고기능성 화장품을 확대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 아이오페는 지난 12일 피부과 시술 후 자극받은 피부를 관리하는 '어드밴스드덤 프로 리페어링 밴디지 크림'을 출시했다. 표피성장인자(EGF)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 베타글루칸 등 관련 성분을 활용해 피부 장벽 관리를 강화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시술받은 피부를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에서 사용 하루 후 피부 붉은기는 48.6% 완화됐으며 손상된 피부 장벽과 거칠기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새로운 소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14일 성균관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석유계 원료를 대체할 화이트 바이오 소재 기반 유화제 개발과 대량 생산 공정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성분을 안정적으로 결합해 화장품의 제형과 사용감에 영향을 미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신규 소재의 성능을 검증하고 생산 공정의 경제성을 높여 향후 제품 상용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 정부도 AI 뷰티 육성…679개사 참가한 수출 전시회 개막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화장품 제조·판매 중심의 산업을 AI와 데이터, 뷰티 디바이스, 의료관광 등이 결합된 서비스 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AI·융복합 K-뷰티 서비스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피부 특성 정보를 AI 학습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로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보유한 18개국 1만7000여명의 피부 관련 데이터를 내년까지 19개국으로 확대하고 AI 피부진단과 개인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관련 기업의 기술 개발과 투자도 지원한다. 정부는 뷰티테크 기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털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250억원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우수 기술 화장품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보증 비율도 기존 85%에서 최대 95%까지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의료·웰니스 관광 목적의 비자 발급 절차를 개선하고 경주와 제주에 K-뷰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뷰티 서비스와 지역 관광의 연계도 추진한다.
여기에 해외 바이어와 국내 화장품 기업의 접점을 넓히는 전시회도 확대됐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6 K-뷰티엑스포 코리아'에는 15개국 679개 기업이 1088개 부스로 참가했다. 참가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약 1.3배 증가했으며 전시면적도 약 1.4배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행사 기간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선별한 60개국 220개 해외 바이어 기업이 수출상담회에 참여한다. 국내에서도 틱톡코리아와 롯데홈쇼핑, 와디즈 등 33개 유통업체가 참여해 국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