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폐경 이후 살 많이 쪘다면, 유방암 위험 신호일 수도

요약
  • 유방암은 폐경 후 비만, 가족력, 음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금주와 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 40세 이상 여성은 정기적인 유방촬영술과 자가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
정소연의 즐거운 건강
매년 10월은 유방암 인식향상의 달이다.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예방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의 호발(好發)암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행스럽게 조기 진단과 함께 암환자 누구라도 적정표준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2025년 중앙암등록사업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의 발생대비 사망(M/I ratio)은 0.08로 다른 여느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낫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이 유방암을 자신과는 무관한 질병으로 여기거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검진을 미루기도 한다.

유방암은 유방을 구성하는 유엽과 유관의 세포들에서 유전자 변화가 발생하고, 비정상적인 세포가 통제되지 않고 증식하면서 생긴다.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들로는 당연한 듯 여겨지겠지만 여성이라는 점, 고령·비만인 사람에서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가장 호발 연령인 게 특이점이다.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 출산 관련 요인, 유방의 치밀도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유방암 발생대비 사망 0.08로 낮아
그래픽=이윤채 기자 그래픽=이윤채 기자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 연령이 늦은 경우에는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요인은 개인의 삶과 선택, 생물학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출산 여부나 시기만으로 유방암 발생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가족력도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어머니나 자매 등 가까운 가족에게 유방암 또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4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한 가족이 있다면 유전성 유방암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BRCA1, BRCA2 등 특정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 이외에도 난소암과 같은 다른 연관된 암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가족력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유전상담과 검사, 개인별 검진 계획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족력이나 앞서 언급한 위험 요인이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모든 유방암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일부 위험요인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줄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 금주, 체중 관리, 신체활동이다.

첫째, 술은 적게 마실수록 좋으며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알코올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의 종류보다 알코올 섭취량이 중요하며, 소량의 음주도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운동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그 위험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적정 체중을 유지하자. 특히 폐경 이후 과체중이나 비만은 유방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폐경 후에는 지방조직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예방하고, 과체중이라면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감량보다 지속 가능한 식사와 운동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규칙적으로 운동하자.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인은 주당 중강도 유산소 운동 15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 75분 이상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식습관 역시 중요하다. 특정 식품 하나가 유방암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통곡물, 콩류, 생선 및 채소 등 다양한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가공육과 과도한 열량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은 건강한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특정 식품에 의존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더라도 유방암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위험요인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적절한 검진을 병행해야 한다. 국가암검진에서는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방촬영술은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유방암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검사다. 다만 유방 조직이 치밀한 경우에는 유방촬영술만으로 병변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추가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지는 유방 밀도와 개인의 위험도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강하거나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더 이른 시기의 검사나 추가적인 영상검사가 필요한지 평가받아야 한다.

검진 시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유방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는지 살피는 습관은 중요하다. 새롭게 만져지는 멍울, 유두의 함몰이나 혈성 분비물,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오렌지 껍질처럼 변하는 증상, 한쪽 유방의 지속적인 모양 변화 등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슴 멍울 등 평소 변화 살피는 습관도 중요
유방암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위험요인을 이해하고 적절한 검진을 받으면 위험을 낮추거나 질병을 더 이른 단계에서 발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유방암 예방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서 시작된다. 이번 10월에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유방암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미뤄두었던 검진 일정을 확인해 보자.

정소연 국립암센터 유방암외과 전문의. 유방암 환자 수술 및 치료에 15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실장을 거쳐 현재 암진료향상연구과장을 맡고 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