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갈무리웹툰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기안84가 속옷 한 장을 2~3일 입는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냄새가 나지 않고 깨끗하게 관리하면 오래 입어도 될까. 하지만 겉으로 깨끗해 보이는 속옷에도 땀과 피부 분비물, 다양한 미생물이 쌓일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는 속옷을 하루 입은 뒤에도 상당량의 세균이 검출됐다. 그렇다면 팬티를 사흘간 갈아입지 않으면 얼마나 더러워질까. 관련 연구를 찾아봤다.
기안84는 지난달 유튜브 채널 ‘인생84’ 영상에서 그룹 르세라핌의 카즈하와 위생 습관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팬티는 한 3일 입는다. 프레시하면 오래 입는다”고 말했다. 카즈하가 촬영 당시 같은 속옷을 계속 입었던 것 같다고 언급하자 기안84는 “깔끔하게 관리 잘해서 입으면 한 2~3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2’에서도 기안84는 같은 속옷을 3일 내내 입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속옷 교체 주기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실제로 며칠 입은 속옷은 얼마나 더러워질까.
사실 속옷은 하루만 입어도 미생물이 쌓일 수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연구’에 발표된 연구에서 켈리 화이트헤드 등 연구진은 새로 구입해 세탁한 면 속옷과 양말, 티셔츠 등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고 하루 동안 착용하게 한 뒤 미생물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속옷을 최소 12시간 착용한 뒤 수거해 세균과 곰팡이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속옷에서 검출된 생존 세균은 표본당 평균 약 1200만 집락형성단위(CFU)에 달했다. 집락형성단위는 배양 조건에서 증식해 집락을 형성한 미생물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양말에서도 표본당 평균 약 820만 CFU의 세균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속옷에서 포도상구균, 코리네박테리움 등 여러 세균을 확인했다. 일부 표본에서는 칸디다 파라프실로시스 등 기회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곰팡이도 검출됐다. 기회감염균은 건강한 사람에게 반드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이다.
다만 이 결과를 모든 속옷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은 제한된 수의 참가자가 하루 동안 착용한 의류였으며, 속옷을 사흘간 입었을 때 세균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직접 비교한 실험은 아니었다. 따라서 하루에 검출된 세균 수에 단순히 3을 곱해 사흘간의 오염 정도를 추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기온과 습도는 어땠는지, 신체 활동량과 개인의 피부 상태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미생물의 양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냄새가 나지 않으면 괜찮은 것일까. 냄새만으로 속옷의 위생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체취는 피부 분비물과 땀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 등에서 발생하지만, 모든 미생물이 뚜렷한 냄새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얼룩이나 냄새가 없더라도 피부와 주변 환경에서 옮겨온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
속옷을 매일 갈아입으라는 권고는 이런 점에서 나온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생식기 주변의 가려움증을 예방·관리하기 위한 생활 수칙으로 속옷을 적어도 24시간마다 교체할 것을 권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의료기관들도 항문 주변 피부를 관리할 때 면 소재의 속옷을 입고 매일 갈아입도록 안내한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운동한 뒤에는 젖은 속옷을 계속 입지 말고 갈아입는 것이 좋다.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다고 곧바로 감염이나 피부질환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생물이 검출됐다는 사실과 실제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러나 습기와 땀, 분비물이 속옷에 오래 남으면 불쾌한 냄새가 생기거나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사타구니나 엉덩이 주변에 땀이 차거나 가려움증이 반복된다면 속옷을 더 자주 교체하고 해당 부위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속옷 교체 주기를 판단할 때는 ‘냄새가 나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입었고 땀이나 분비물에 노출됐는가’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합리적이다. 하루 한 번 새 속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운동이나 땀으로 젖었다면 그보다 일찍 교체하는 것이 좋다. 사흘간 착용했을 때 세균이 정확히 몇 배로 늘어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하루만 입어도 속옷에 상당한 수의 미생물이 쌓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