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유가안정 위해 '그레이엄법' 시행 유예…"60일간 영향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세계에 이로운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대러시아 제재에 대해 "여러분 상당수가 내 결정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우리는 답을 찾아내게 될 것이고 여러분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매우 좋은 결정"이라며 "미국에 좋은 결정이 될 것이고 우리가 진실로 세계 무대에 있기 때문에 세계에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 중재에 다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언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재개 등 대러제재 완화를 마중물로 삼아 교착에 빠진 종전협상의 물꼬를 트려고 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달 초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및 유럽 주요국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구매가 평화 합의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이 꺼낸 이 구상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유럽 대표단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수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뒤집을 만한 제안"이라며 "모스크바에 경제적 호재가 되는 동시에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되살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재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러시아 제재법, 이른바 그레이엄법의 시행 유예를 결정했다.
일단 이는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확대하기로 한 구상과 맞물린 조치로 널리 해석되고 있다.
그레이엄법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러시아산 경유 공급은 실현되기 어렵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60일간 그레이엄법의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기 위해 여객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제재와 관세를 모두 부과할 경우 세계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기 위해 60일이라는 기간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법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담고 있을뿐 아니라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인 인도의 경우 러시아산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그레이엄법에 따르면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양국 간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늘려 미국 내 유류 가격을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올해 2월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으로 세계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큰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제재의 고삐를 늦추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미국의 제재 완화 결정이 러시아를 더 대담하게 만들고 전쟁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만난 쿠슈너(왼쪽)와 윗코프(가운데) 특사[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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