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자료사진. 아시아경제DB최근 미국 영양사 로렌 파노프는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식품으로 '비트'를 지목했다. 비트의 핵심 성분은 질산염으로, 질산염은 체내에서 아질산염을 거쳐 산화질소로 전환된다. 산화질소는 혈관 벽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관을 넓히고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 혈압이 내려가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의 식단에 자주 오르는 시금치나물이나 케일 등도 질산염이 풍부한 식품으로 꼽힌다.
비트에는 칼륨도 풍부하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관 벽의 긴장을 완화해 혈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가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실제로 2024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실린 관련 연구에서는 식이 질산염 섭취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질산염 섭취가 수축기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한 번 섭취했을 때는 수축기 혈압이 수 시간 내 약 3mmHg 낮아졌으며, 1~2개월간 꾸준히 섭취했을 때는 약 4mmHg 감소했다. 같은 해 '저널 오브 펑셔널 푸즈(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발표된 종합 검토 연구는 113개 연구 2013명의 자료를 분석해 식이 질산염이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모두 낮추며 섭취 기간과 용량이 늘수록 효과가 커진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만 먹는다고 해서 고혈압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노프는 "비트는 통곡물·견과류·과일 등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포함한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칼륨이 풍부한 식품도 챙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운동 병행도 필수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 혈압이 정상 범위로 돌아와도 의료진의 판단 없이 임의로 복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
한편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가 28.2%, 여자가 17.8%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지난해 곡류 섭취량(239.6g)은 2024년보다 12.4g 줄었고, 과일·채소를 하루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6세 이상)은 남자가 23.4%, 여자가 17.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