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미국 내 중국계 여성들 사이에서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업계 남성들을 만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유는 경제력이 가장 컸다. 이들은 배우자 조건으로 지역과 직종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가 하면, 상장을 앞둔 AI 기업 임직원의 주식 자산을 결혼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고려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사 뉴욕포스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결혼 중개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과 미국 등지의 중국계 여성들이 AI 업계 남성과의 만남을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최대 중국계 데이팅 사이트 '투레드빈스(2RedBeans)'의 창업자 칭화 자오는 여성 고객들의 배우자 조건이 점차 구체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미국 동부나 서부에 거주하는 남성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실리콘밸리를 특정하고 엔지니어 가운데서도 AI 분야 종사자를 우선적으로 찾는다고 했다. 자오는 "최상위권은 앤트로픽과 오픈AI"라며 두 기업이 상장할 경우 임직원들이 상당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국계 여성들 사이에서 AI 기업 직원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임직원 보유 주식이 꼽힌다. 뉴욕포스트는 앤트로픽이 오는 11월 중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가치가 2조달러(약 2675조6000억원)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에서는 지난해 10월 전·현직 직원 600여명이 총 66억 달러(약 8조8294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했고, 이 가운데 약 75명은 각각 3000만 달러(약 401억원)를 현금화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결혼 중개업체 '매치메이커 에이미'를 운영하는 에이미 양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했다. 오라클 세무 분석가 출신인 그는 다른 지역에서 실리콘밸리로 이주하는 여성 고객들이 엔지니어를 배우자로 원하며, 특히 AI 분야 종사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한 여성 고객은 오픈AI 등 AI 기업들이 있다는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에서 6개월간 머무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일부 여성은 결혼을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봤다. 이혼 경험이 있는 40대 중국인 여성 사업가는 익명을 전제로 "지금 내게 결혼은 자산의 재구성"이라고 말했다.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중국에 거주하는 그는 실리콘밸리에 정착할 계획이며, 특히 상장을 앞둔 AI 기업에 근무하는 남성에게 관심을 보였다. 상대의 성장을 도울 의향은 있지만 그 과정에 위험도 따르는 만큼 장래성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AI 업계 종사자를 찾는 여성들이 모두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것은 아니다. LA에 거주하는 수 중(34)은 가치관이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해 양을 비롯한 여러 결혼 중개업자와 상담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의 순자산이나 조건보다 정신적 교감과 서로에게 느끼는 끌림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혼 중개업체들은 기존 회원 명단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에 근무하는 지인과 기존 고객, 업계 인맥까지 동원해 매칭에 힘쓰고 있다. 기술직 종사자들은 업무로 바쁜 데다 평소 교류하는 사람들의 배경도 비슷해 새로운 상대를 만날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게 양의 설명이다.
AI 종사자 남성들이 원하는 배우자 조건도 있다. 양은 AI 분야에서 성공한 남성들이 자신만의 경력을 쌓은 여성을 선호한다며, 최소한 학사 학위와 안정적인 직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자오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상대를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