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연합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분야에 종사하는 남성을 배우자로 찾는 중국계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I 산업의 급성장과 기업공개(IPO)를 앞둔 빅테크 임직원들의 막대한 주식 자산이 결혼 시장의 새로운 조건으로 떠오르면서다.
19일 미국 뉴욕포스트는 결혼 중개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과 미국 등지의 중국계 여성들이 AI 업계 남성과의 만남을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최대 중국계 데이팅 사이트 '투레드빈스' 창업자 칭화 자오는 여성 고객들이 원하는 배우자 조건이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미국 동부나 서부에 사는 남성을 원했다면 최근에는 실리콘밸리를 콕 집고, 엔지니어 중에서도 AI 분야 종사자를 우선한다는 것이다. 자오는 "최상위권은 앤트로픽과 오픈AI"라며 이들 대형 AI 기업이 상장하면 임직원들이 큰 부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결혼 중개업체 '매치메이커 에이미'를 운영하는 에이미 양도 비슷한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오라클 세무 분석가 출신인 양은 외지에서 이곳으로 이주하는 여성들이 엔지니어를 배우자로 원하는 경우가 흔하며, AI 분야 종사자를 더욱 선호한다고 전했다. LA에 사는 한 여성 고객은 오픈AI 등 AI 기업들이 있다는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에서 6개월간 머무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이혼 경험이 있는 40대 중국인 여성 사업가는 AI 업계 남성과의 결혼을 투자 관점에서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지금 내게 결혼은 자산의 재구성"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중국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실리콘밸리에 정착할 계획이다. 특히 상장을 앞둔 AI 기업에 다니는 남성에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상대의 성장을 도울 의향은 있지만 그 과정에는 위험도 따르는 만큼 장래성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대의 배경에는 AI 기업 임직원들의 주식 자산이 있다. 뉴욕포스트는 앤트로픽이 오는 다음달 중순 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가치가 2조 달러(약 2675조6000억원)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오픈AI에서는 지난해 10월 전·현직 직원 600여명이 총 66억 달러(약 8조 8294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고, 이 가운데 약 75명은 각각 3000만 달러(약 401억원)를 현금화했다고 보도했다.
중개업체들은 적합한 남성을 찾기 위해 회원 명단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에 다니는 지인과 기존 고객, 업계 인맥까지 활용하고 있다. 기술직 종사자들이 업무로 바쁘고 교류하는 사람들의 배경도 비슷해 새로운 상대를 만날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게 양의 설명이다.